매일신문

'돈'은 가볍고 '金'은 무겁다

구제금융 인플레이션 우려…뉴욕 금값 지난달 14% 상승

올 한해 대부분 투자상품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든 '군계일학(鷄群一鶴)'이 있는 법. 수익률이 엉망이었던 올해 단연 두각을 나타낸 상품은 바로 금(金) 투자였다.

그렇다면 금은 앞으로도 계속 좋은 수익률을 내줄까?. 불확실성의 시대, 금에 대한 관심이 숙지지 않고 있다.

◆내 수익률 좀 보세요

내 통장에 돈을 입금하면 돈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금이 적립되는 골드리슈(신한은행이 판매중) 상품.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온 금값 덕분에 이 상품은 지난해 연말 이후 1년 수익률이 58%에 이른다. 지난해 11월말 가입했다가 지난달말 해지했다면 58%의 수익률을 올려낸 것.

국제상품시장(뉴욕상업거래소·NYMEX 기준)에서 금 선물 가격(온스당)은 지난해 11월말 800.20달러를 기록한 뒤 올해 꾸준히 상승세를 달려와 지난달말 현재 816.20달러에 이른다. 국제 금 가격은 올해 한때 900달러를 넘어 1천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골드리슈 상품은 금 매매차익에 따른 소득세는 물론, 이자도 없으므로 이자소득세 또한 물리지 않는다. 물론 금융종합과세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때문에 거액 자산가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금값 계속 오르나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값은 지난달에만 14% 상승, 최근 9년동안 최고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도 뭄바이에서 대형 테러까지 발생한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금값을 끌어 올렸다.

내년 금값이 온스당 1천2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최근에는 장기적으로 2천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에 대한 구제금융과 경기 부양을 위해 각국 정부가 잇따라 재정을 풀어놓으면서 금값 상승 전망은 더욱 힘을 얻는 상황. 막대한 자금이 시장에 흘러들면서 이것이 자칫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고, 통화가치를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에 실물 자산인 금이 가장 안전한 상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통화 외의 자산을 다양화하기 위해 현재 600t의 금 보유량을 4천t으로 올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중국발 보도까지 나오면서 금값은 더욱 들썩이고 있다.

◆묻지마 투자는 안된다

국제 금값은 불안한 시기에 급등했다. 1970년대 초까지 온스당 50달러에 불과하던 금가격이 1980년대초 700달러까지 급등한 것도 다름아닌 국제 정세가 매우 불안했기 때문이다. 또 1987년 블랙먼데이로 대표되는 국제금융위기로 금값은 강세를 나타냈으며 2001년 9.11테러 당시에도 하룻밤 사이에 금값이 20달러나 급등했다.

금이 다른 투자 자산들과 상관관계가 매우 적다는 것도 특징이다. 전세계 주식시장은 최근 동조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할 경우 전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적은 금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서 수익이 매우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한은행 대구경북본부 박종호 과장은 "금 투자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만 '다른 사람이 한다고 나도 한다'는 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 각국의 재정지출 확대로 인해 향후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본다면 이의 방어수단으로 금에 투자를 한다면 좋다. 또 얼마나 세제혜택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자금을 운용해야한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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