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쇠고기 판매확대와 사료값 폭등 속 반면 한우가격은 30% 이상 폭락해 한우 농가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의성, 청도 등 한우농가에 따르면 올 들어 한우가격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해 농가마다 노임은커녕 입식비, 사료비조차 건지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24일 현재 경상북도 내 한우(수소 600㎏ 기준) 가격은 평균 360만∼390만원선. 수년 전 한때 산지에서조차 600만원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하락세만 거듭하고 있다.
송아지 역시 5, 6개월령 암송아지는 110만∼130만원, 수송아지는 150만원에 못 미쳐, 최고 400만원 하던 시기를 생각하면 폭락장세다.
반면 사료값은 국제 국물 가격과 환율 폭등의 영향으로 천정부지로 치솟아 현재 한우용 사료 가격은 25㎏ 한 포대에 평균 1만2천원선이다. 수년 전 5천∼6천원선에 비하면 배 이상 올랐으며, 볏짚 또한 660㎡(200평)에 2만원에서 4만원으로 100%나 올랐다.
한우 180마리를 사육하는 의성의 한 한우농가는 "2007년 9월 이후 6번이나 인상된 사료값이 내년 1월 또 인상이 예고돼 사육의욕을 잃게 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아무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촛불시위,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국내 실물 경기가 급속하게 냉각되면서 소비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미국산 소고기마저 재상륙, 국내 시장을 잠식해가면서 우리 한우 가격은 갈수록 떨어지는 등 농민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
사정이 이렇게 되자 한우농가들은 정부가 사료안정자금이나 축산발전기금을 풀어 사료값 안정에 나서달라는 하소연이다. 청도군 금천면의 한우 사육농 박정식(45)씨는 "축산 전업농의 경우 대부분 기존부채를 3억~4억원 떠안고 있는 마당에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아무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산지 농가들은 자구책으로 작목회 등을 구성, 유통 마진을 줄이기 위해 한우 직판장을 직접 운영하는 등으로 한우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의성 봉양한우마실작목회 서관식(54) 회장은 "한우 농가들이 수입 쇠고기에 맞서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은 농민들이 고급육 생산에 집중하고, 한우 직판장을 개설해 도시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통해 유통 마진을 없애기 때문"이라며 "한우산업 안정을 위해서는 폭등한 사료값을 2년 전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군위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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