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우' 송아지 값이 3만 원에도 채 못 미친다고 한다. 일 년 전 40만∼50만 원 하던 게 올여름 이후 강아지 값보다 싸게 폭락했다는 것이다. 큰소 값은 떨어졌는데 사료 값은 폭등해 한 마리 키울 때마다 수십만 원씩 손해가 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생산 농가가 망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라 전체의 육우 기반마저 무너질 판국이다.
어제 축산농민들이 전국 도청에서 일제히 육우 대책을 호소했다. 그 나흘 전에는 청도의 한 농민이 육우를 싣고 국회까지 달려가기도 했다. 정부는 작년 4월 이후 여러 가지 축산 대책을 거듭 발표했지만 역시 별무효험이라는 것이다. 도시 소비자 가격에 끼인 거품을 걷으면 우리 소고기 소비가 늘 것이라고 큰소리쳤지만 거둬진 성과는 없다. 내년부터 소고기 이력추적제를 전면 시행해 국내산의 변별력을 높인다 하나 거개가 반신반의할 뿐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축산업 자체가 진보해 가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 그러나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지금 상황이 너무 급박한 현실이다. 육우 송아지 생산안정제 시행, 육우고기 수매 및 안정적 소비망 확보 같은 축산농민들의 요구는 그래서 나온 것이다. 또 손을 벌리느냐고 할지 모르나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다. 우리는 은행을 지원하고 미국'유럽 등 자유주의 경제체제의 선진국들조차 자동차업계 지원에 나선 마당이다.
문제는 역시 관심의 정도다. 자동차업과 은행업은 커 보이면서도 농업과 축산업은 어느 구석에 있는지조차 늘 잊고 지내는 무관심이 두렵다는 말이다. 축산업을 죽게 만들어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2차 3차 산업 못잖게 1차 산업 또한 위기임을 직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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