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 대구 주택시장 어떻게 될까?

▲ 올해부터 본격 입주를 시작하는 수성구 범어네거리 주변 아파트. 2009년 대구 주택시장은 쏟아진 호재와 악재들이 팽팽한 세대결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올해부터 본격 입주를 시작하는 수성구 범어네거리 주변 아파트. 2009년 대구 주택시장은 쏟아진 호재와 악재들이 팽팽한 세대결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쏟아지는 호재, 악재를 누를까.'

올 한해 부동산 시장은 어느때보다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지난해 시장 침체를 불러온 대량 미분양 사태에다 실물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가 각종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고 올해를 기점으로 아파트 공급량도 큰폭의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어 시장 환경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향세를 보여온 주택시장이 올 한해는 호재와 악재의 팽팽한 세대결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회복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호재가 제대로 반영된다면 올해내로 숨죽인 거래가 되살아나고 가격 하락세도 반전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악재를 이길 호재들

주택시장 호재는 일단 정책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IMF 때와 같은 수준의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감세 정책. 올해부터 2년간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서 제외된다. 양도세율 또한 9~36%에서 올해부터는 6~35%로 내려가며 과표 구간도 올라가 양도세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다.

특히 향후 2년내 구매하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장기보유특별공제(연 8%, 최대 80%)가 적용돼 세부담이 거의 사라지게 된다.

박장덕 세무사는 "미분양 아파트는 취득·등록세가 50% 인하되고 지방 주택 중 한채는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며 "올해부터 지방 아파트 매입에 따른 세부담이 종전보다 대폭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2년 내에 양도하거나 취득하는 주택은 양도세 중과가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2주택자는 6~33%(2009년 양도분 6~35%)로 과세하고, 3주택 이상이면 기존 60% 세율을 45%로 할인해준다.

감세와 함께 시장 호재로 꼽히는 부분은 내려간 주택가격과 금리인하.

대구지역의 경우 2006년부터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이미 2005년도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며 입주 예정 아파트의 분양권은 대부분 분양가 수준이나 -10% 정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기존 소유자로서는 재산적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역으로 실수요자들로서는 주택 구입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 셈이다. 주택담보대출금리도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와 함께 8%대까지 치솟았지만 정책금리 인하로 다시 5~6%대로 내려간 상태다.

주택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이었던 공급량 감소도 시장 체질 개선에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입주 물량의 경우 지난해 3만가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만5천가구, 내년에는 1만3천가구로 줄어들며 올해 신규 분양 물량도 지난해와 비슷한 7천 가구 안팎으로 예전의 30%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악재들도 여전히 유효

지난해부터 가격 하락세를 주도했던 주택시장 악재들이 당장 사라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입주물량중 상당부분이 아직 미입주로 남아 있는데다 2만가구에 이르고 있는 미분양도 거래 활성화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또 실물경기 침체는 주택시장으로서는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다.

분양대행사 리코 C&D의 전형길 상무는 "대구의 경우 지난 2년간 주택 거래량이 대폭 줄면서 잠재적인 대기수요가 상당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가 출연하면서 실수요중 상당수가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라며 "결국 실물경기 회복세가 주택경기를 살리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기능 회복에 주요 변수로 꼽히는 2만가구에 이르는 미분양도 해소에는 만만찮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공사와 대한주택보증이 미분양 아파트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데다 미분양 중 가격이 높은 중대형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이르고 있어 숨죽인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바닥을 치고 있는 거래량이 조금씩 살아나 시장이 상당한 폭발력을 나타내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한라주택 최원근 상무는 "IMF 때도 끝없이 하락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이 한순간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단기간에 가격을 회복했다"며 "IMF와 비교하면 미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실물경기가 IMF 때만큼 최악은 아닌데다 가격하락 기간이 2년간 이어졌으므로 시장 회복 에너지도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내집마련을 기다려온 실수요자들에게는 올 한해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주택가격이 2009년이 바닥점이 될 것이란 의견을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고 올해를 기점으로 입주 물량이 대폭 줄어 향후 적절한 신규 아파트 매수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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