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하리 만큼 시도민을 힘들게 했던 2008년. 하지만 절망만을 안기지는 않았다. 영남권 신공항, 국가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조성 등 10년 후 대구경북이 먹고 살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뜻깊은 한해이기도 했다.
대구경북의 꿈을 향한 터전은 마련됐다. 2009년 기축년(己丑年) 소띠 해. 이제 소처럼 열심히 밭을 일구고 성장의 씨앗을 튼실하게 뿌리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대구경북이 성장의 날개를 달기 위한 핵심 인프라는 오는 9월 입지가 결정될 영남권 신공항. 독자적인 하늘길이 있어야 경제자생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영남권 5개 자치단체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국책 프로젝트다. 1천500만 영남권 주민들이 2025년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10조원으로 신공항 건설비와 맞먹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공항 건설은 지역의 최대 화두가 됐다.
문제는 입지. 입지를 둘러싸고 지방자치단체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가덕도, 경남도는 밀양과 하동 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대구경북은 최소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곳을 입지로 해야 한다는 것이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정웅기 박사는 "제2 허브공항은 투자유치를 위한 핵심 국책사업이어서 입지선정에 따라 지역간의 이해득실이 엇갈리고 있다"며 "가장 적절한 곳을 신공항 입지로 선정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시도민들이 올 한해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천신만고 끝에 쟁취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DGFEZ)에 대한 투자 유치 역시 지역 발전의 핵심동력으로 '발등의 불'이다. 구미, 대구, 영천, 경산, 포항권으로 이어지는 11개 지구에 대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올 상반기내에 개발사업자를 모두 선정하고 투자유치 종합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6월중에 외국 유력 투자가를 초청, 국내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하고 하반기에는 해외 설명회 등 투자유치 홍보를 본격화한다.
DGFEZ를 성공시키기 위해 대구경북은 정부가 상반기중에 선정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뇌과학연구원을 반드시 유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DGFEZ가 지식창조형 산업 육성을 지향하고 있고 지역의 의료산업 여건·장래·시장규모·제조업의 한계를 감안할 때 대구권으로서는 반드시 쟁취해야 할 프로젝트다.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정주여건과 R&D 환경, 고급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선 강력한 투자의지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지역사회의 결단이 필요하다.
달성벌에 조성될 990여만㎡(300만평)의 국가과학산업단지도 지역의 희망 프로젝트다. 단지 개발계획이 조만간 나오고 행정절차도 정부가 연내로 마치겠다는 계획이어서 내년 초에는 첫 삽을 뜰 수 있을 전망이다. 성패는 수백여개의 협력업체를 동반견인할 수 있는 대기업 유치에 달려있다.
이밖에도 성서5차산업단지, 구미5국가·포항국가산단까지 개발될 예정이어서 지역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업과 투자유치 결과에 따라 성장 토대가 좌우된다.
영남권 R&D 허브를 기치로 내건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도 궤도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11월 첫 삽을 뜬 대구테크노폴리스는 726만여㎡(220만평) 부지에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을 비롯해 올해 착공 예정인 대구국립과학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구분원, 전략부품소재연구지원센터, 지식프라자센터, 인력교육기관 등 첨단 연구·교육기관이 입주한다. 나머지 66여만㎡(20만평)의 연구부지와 140여만㎡(46만평) 산업용지에 연구기관과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숙제다.
대구 동구 신서와 경북 김천 혁신도시 개발도 본격화한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경제자유구역, 국가산단 등 대형 사업들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며 "사업 성공은 대기업을 비롯한 투자유치가 관건이므로 결실을 잘 맺도록 시도민들이 역량을 결집하자"고 강조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올해가 관건인 대구경북 주요 프로젝트
▷영남권 신공항 건립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추진
▷첨단의료복합단지·뇌과학연구원 유치
▷대구 국가과학산업단지 조성
▷구미5·포항 국가산업단지 조성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
▷김천·신서 혁신도시 조성
▷낙동강 물길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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