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제하의 골프 즐겨찾기] ⑥기본에 충실하자

기초가 튼튼한 건물은 여간한 자연 재해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하지만 사상누각이란 말처럼 모래 위에 집을 지으면 여린 비 바람에도 쉽게 쓰러지고 만다. 외국 기업들이 5년 이상 걸려서 완공하는 건물을 우리는 2년이면 완공을 한다. 완공 2년 후부터는 보수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다. 날림 공사가 날림을 부른다.

골프도 마찬가지이다. 골프 클럽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풀스윙을 해 거리를 내려고 식은 땀을 흘린다. 모든 운동은 워밍업이 중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몸의 유연성이 떨어져 잘못하면 부상을 입기 쉽다. 골프를 배우려고 하다가 부상 치료에 시간을 더 들인다. 골프에 대해 조금의 지식만 있어도 이런 경우는 없을 것이다.

골프는 자세 운동이다. 대게 아마추어 골퍼들은 조금만 힘이 들고 어려우면 "내가 이 나이에 프로 선수될 것도 아닌데, 쉽게 쉽게 가르쳐 주면 안되느냐"는 말을 많이 한다. 물론 프로 선수를 목표로 골프를 배우는 것은 아니다. 프로 선수를 만들 수도 없다. 그 정도로 골프에 열정을 쏟을 만큼 여유도 발견할 수 없다. 1년 안에 보기 플레이어만 되어도 절반은 성공이다.

그러나 골프는 수학 공식처럼 기본틀에 맞춰 자세가 나와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그래야 공이 스윗 스팟에 맞기 때문이다. 골프의 자세는 백스윙 탑에서 임팩트까지 0.01~0.02초 사이에 이루어지는 동작이기 때문에 반복해서 훈련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기본 자세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임팩트 때 정확하게 공을 맞출 수 없고 결과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연습장에 가보면 수많은 초보자들이 처음에는 '똑딱 볼'을 열심히 치는데 중간 동작은 없고, 바로 피니쉬 자세를 배운다. 이게 무슨 코미디인가?

엉망인 자세로 공만 쳐서는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다. 자세도 좋고 공도 잘 맞아야 실력이 늘 것이다.

자세는 괜찮은데 공이 잘 맞질 않는다면 공 치는 연습만 많이 하면 금세 좋아질 것이다.

사상누각은 누구나 쉽게 지을 수가 있다. 그러나 오래 가질 못한다. 유연성이 떨어져서 조금 힘이 든다고 쉽게 가려고 하면 안된다. 기본이 충실해야 롱런할 수 있다.

김제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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