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태조 왕건의 손녀 천추태후. 그녀는 고려 5대 왕 경종의 셋째 비가 되었으나, 18세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다. 이후 외척이었던 김치양과 가까워지고, 서로 정을 통한다. 고려는 조선과 달리 여성의 성이 억압되지 않은 사회였다. 그러나 유교에 심취했던 성종은 수절을 강요하고, 김치양을 유배 보낸다.
서기 997년 성종이 후사 없이 세상을 떠나고, 그녀의 아들이 목종에 즉위하면서 막강한 권력을 쥔 천추태후의 시대가 시작된다.
KBS2TV는 3일 오후 10시 15분 새 대하드라마 '천추태후'를 첫 방송한다. 유학세력과의 갈등 속에 불륜한 여자, 권력욕에 눈 먼 악랄한 왕후로 기록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천추태후를 되살려낸 사극이다.
서기 993년 겨울. 소손녕이 이끄는 거란의 대군이 고려를 향하고 있다. 태조 왕건의 손녀이자, 경종의 황후, 그리고 현왕 성종의 누이동생인 황보수(천추태후)는 기병 1백여 명을 이끌고 압록강으로 가서 부교를 불태워 거란의 진군을 늦춘다.
고려 조정에서는 안북부에 사령부를 설치하고, 중군사 서희에게 봉산으로 가 거란군을 막도록 명한다. 그러나 선봉장이었던 윤서안의 부대가 참패를 하자, 고려조정에선 거란에게 북쪽의 땅을 떼어주자는 할지론이 대두된다.
천추태후는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명분보다는 실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외교정책을 추진했다. 그녀의 현실적 실리 외교는 효과를 발휘해, 태후의 섭정기간 동안 단 한 번의 외세침략이 없는 시대를 맞이한다.
사극에서 여걸 이미지를 보여 온 채시라가 천추태후역을 맡았다. 2006년 KBS 2TV의 '투명인간 최장수'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상대역으로는 김석훈과 최재성이 출연해 삼각관계를 이룬다. 김석훈은 천추태후 일생의 연인인 김치양 역을 맡았으며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호흡을 맞췄던 최재성이 끝까지 천추태후만을 바라보는 강조 역으로 등장한다. 이외 강감찬에 이덕화, 왕욱에 김호진, 헌정왕후에 신애가 출연한다.
그녀는 진정 불륜과 권력욕의 화신이었을까? 아니면 고구려 계승을 꿈꾸던 고려 최고의 여걸이었을까?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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