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글로벌 위기에 주식시장 순위도 '요동'

2008년 한해내내 세계 경제 전체에 침체가 닥치면서 국내 대형 상장기업의 판도 변화가 왔다.

대형 금융주들이 힘을 쓰지 못했는가하면 전기나 통신, 담배 등 이른바 경기방어주들은 약진했다.

증권선물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2007년말까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에 포함된 금융지주사나 은행 등 모든 금융주가 지난해말엔 일제히 순위가 떨어졌다.

2007년 5위였던 국민은행은 상장폐지된 뒤 금융지주사 KB금융으로 재상장됐으나 지난해엔 시가총액 순위가 6위로 떨어졌다. 신한지주도 6위에서 7위로 한계단 밀렸다.

우리금융은 12위에서 27위로 떨어졌고, 각각 22위와 26위였던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은 30위권에서 사라졌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금융위기가 확산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건설 현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2007넌말 29위와 30위에 올랐던 대우건설과 GS건설이 40위권으로 내려가는 등 건설주들도 힘을 잃었다.

이런 가운데 경기가 나빠도 '꼭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는 경기방어주들은 일제히 뛰어올랐다.

한국전력이 4위에서 3위로, SK텔레콤은 7위에서 4위로, KT는 14위에서 10위로, KT&G는 20위에서 8위로 약진했다.

금융위기→실물경제 위축→또다시 금융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올해도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금융주 약세, 경기방어주 강세 구도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올해 연간 평균 영업이익 추정치를 올해 추정치와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20.75%), KT&G(11.30%), KTF(87.82%) 등 경기방어주들의 실적이 올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KB금융(-18.81%), 신한지주(-15.20%), 우리금융(-18.53%) 등 금융주들의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줄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대장주' 삼성전자와 POSCO는 200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시가총액 1위와 2위의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주가 약세에 따라 각각 시가총액이 25조2천391억원(-27.5%)과 17조14억원(-33.9%) 줄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기업 수익성 악화, 부채축소, 산업구도변화 등 올해 나타났던 현상들이 이어질 전망에 따라 경기방어주 강세 지속을 내다봤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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