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화금융네트워크에서는 조그만 사건이 일어났다. 간부급 인사에서 상무보 한사람이 관례를 깨고 상무에 전격적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화재의 인물은 대한생명 김기주(51) 제휴업무담당 상무. 보통 상무보를 단지 3년이 지나야 정식 상무직을 받지만 그는 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진'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대리점 사업부장 시절 2년 동안 개인대리점을 3배 이상 확대시키고 신규채널을 도입하는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한 것이 김 상무 특진의 토대가 됐다고 한다. 정작 김 상무는 "대구의 근무가 사업부장을 잘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며 오늘의 성공을 대구로 돌렸다. 1998년부터 4년간 범어로타리에 있는 수성지점장 시절 전국 85개 지점 중 꼴찌를 하던 수성지점 실적을 10위로 끌어올렸다. 보험장기계약 기준인 13개월 가입 유지율은 전국 1등을 차지했다.
이후 교육부장을 하면서도 수완을 발휘했다. 1997년 전국 처음으로 전국 실시간 위성생방송 교육을 시행하는 한편 1년에 20명의 설계사를 선발해 국내 유명대학 최고경영자과정(AMP)에 파견하기도 했다. 그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바로 이 AMP 유학 제도입니다. 당시 저는 파견 설계사들에게 절대 밥 얻어먹지 말고, 끝까지 보험얘기를 하지 말며 각종 모임에선 총무를 맡으라고 교육했습니다. 그러면 정보가 저절로 모이거든요. 반향이 좋아 대한생명만 가질 수 있는 신선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교육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도입한 종합금융인 공인자격증의 한국판인 AFPK(금융종합자격증)을 국내지점장 중에선 처음으로 취득했다. 이를 위해 반년에 걸쳐 10여권의 전문 서적을 외우느라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보험업의 진로에 대해 "위기는 새로운 기회"라고 답했다. 경제위기와 함께 보험업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본에 충실한다면 다시 부흥할 수 있다는 것. "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은퇴 이후 수명만 길어진다면 그 생활은 곧 재앙이 됩니다. 그런 재앙을 막기 위해 사람들이 보험을 드는 것이지요. 보험의 본연 기능인 보장성을 살린다면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주 건천이 고향인 김 상무는 최근 수십배 뛰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KTX 경주역사 부근에 있는 자신 소유의 야산을 거론하며 고향얘기를 꺼냈다. "고속철도 경주역이 생긴다고 하니 갑자기 (인근 야산값이) 폭등했으나, 울산역이 생기고 대구~포항 고속도로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경주역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져 땅값은 다시 제자리가 돼버렸습니다. 이런 것을 볼때 경주는 개발에 힘쓰기 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10대 유적지답게 잘 가꾸고 보존해야 합니다. 조상님께서 물려준 유산을 관광상품으로 잘 개발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경주중·고, 영남대를 졸업한 김 상무는 "이제는 후배양성을 위해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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