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9 희망, 우리가 쏜다] ㈜대성하이텍

우리나라는 수출을 해도 남는게 별로 없다고 한다. 대부분 주요 부품을 수입해 쓰기 때문. 극심한 대일무역역조는 높은 일본 부품의존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그래서 정부는 일본 부품전용공단까지 만들어가면서 우리 부품소재산업 경쟁력 높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구 성서공단에 위치한 (주)대성하이텍(대표 최우각·54)은 공작·철강·인쇄·반도체 기계 부품을 설계 및 가공해 거의 전량을 수출하는 기업이다. 야마자키 마작 등 세계 기계부품 빅(Big)5를 비롯해 일본과 유럽 등 40여개 회사와 거래하고 있으며 일본 비중이 80% 정도다

1995년 회사를 만든 최우각 대표는 일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일본 선진기술을 배워 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한 번 신뢰를 쌓으면 오랫동안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처음 기술을 배우고 수출선을 확보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와 회사 등을 다녀 봤지만 2년 동안 도면 한 장도 구할 수 없었다. 200개 일본 업체에 일일이 자필 편지를 썼는데도 응답이 없다가 일정 시점 후 두 개 업체에서 회신이 왔으며 이 중 한 회사와 거래를 시작했다.

설립해 2년 뒤부터 일본 최대 공작기계업체인 야마자키마작에 부품을 공급하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이 회사가 일본과 한 첫 수출 계약액은 3천만원에 불과했지만 높은 초정밀 가공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금은 기계 부품만 매출이 318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수출의 날에는 수출 2천만불탑을 수상했다.

최 대표는 "일본의 기계 부품 기업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해외 조달을 거의 하지 않아요. 한 번 거래를 하기도 어렵지만 유지하기도 어려워요. 꾸준히 품질개선을 하지 않고 신뢰를 쌓지 않으면 한국 업체들이 자포자기하거나 일본업체들이 탈락을 시킨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본인 퇴직기술자 등 3명을 기술 고문으로 영입해 일본의 정밀 기술과 노하우을 배우고 있다. 우수한 품질을 토대로 일본업체들과 상호 신뢰를 쌓으면서 얼마든지 수출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최 대표는 "국내 대기업들의 기계 부품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너무 높은데 국내 관련 기업들이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업체제품을 구매를 해 준다면 기술력 향상과 수입대체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회사는 창사 10주년을 맞은 2005년 세계 최초로 아이디어 상품 '애니락'을 개발했다. 애니락은 최 대표가 2002년 일본 경영인들의 모임에 갔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3년 동안의 연구개발 끝에 개발한 비닐팩의 잠금장치. 어떤 비닐이라도 끝 부분을 한 번 접고 애니락의 홈 사이에 끼워 넣기만 하면 밀폐·방수가 된다. 간편하다는 것 외에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신선하고 위생적이며, 물과 습기로부터 안전하게 보관이 가능해 각종 서류나 영수증, 휴대폰, 카메라 등을 쉽게 보관할 수 있다.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고, 일본과 미국, 유럽을 비롯해 세계 25개국에 수출되는 등 반응이 매우 좋다. 현재 연간 400여만개가 정도가 판매되는데, 앞으로 10년 이내에 세계 100여개 국가에 70억개를 판매해 전 세계인들이 애니락을 한 개씩 갖게 만들고 싶은 것이 목표다.

설립 당시 직원이 4명, 매출액 10억원으로 출발해 현재는 종업원 145명에 매출액이 33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목표는 400억원.

최 대표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분과 고부가 가치가 있고 수입대체 효과가 큰 반도체 장비 부분으로 사업을 확장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중"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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