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쟁점법안 정책설명회' 시작부터 삐걱

한나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벌어질 '2차 입법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설명회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2차 입법전쟁 승리의 관건은 여론선점이라는 판단 아래 14일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을 도는 정책설명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정책설명회는 한나라당이 미디어 관련법 등 중점 통과대상으로 선정한 법안들에 대해 당내 다선 의원들이 이견을 표출하는 등 당내 의견통일도 이뤄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또 쟁점법안의 대국민 홍보를 위한 설명회라면서 정작 참석자는 당직자와 당원들에 국한돼 대국민 접촉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14일 오후 한나라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쟁점법안 정책설명회는 2월 임시국회에서 벌어질 '2차 법안전쟁'을 앞두고 전국 정책투어에 나선 한나라당의 첫행사였던 만큼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 자리였다. 그러나 참석자 대부분이 당원·당직자들이었고 그 수도 200여명에 불과해 대국민 접촉은커녕 집안행사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설명회에 나란히 참석한 공성진 최고의원과 원희룡 전 최고의원이 미디어법 등 주요 법안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밝히는 등 쟁점법안을 둘러싼 당내 이견도 정리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공 최고위원은 설명회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산규제완화법안, 집시법 등 27개 쟁점법안 모두 오는 2월 임시회에서 통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디어 관련법이 '언론장악용'이라는 일부 주장에 대해 "이 법안이 야당 등으로부터 대표적 'MB 악법'으로 불리고 있지만 실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살리기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공중파 방송사의 지분확대를 주 내용으로 하는 미디어 관련법과 금융·산업자본 융합을 골자로한 금산규제완화법 등은 MB경제정책의 이념적 출발점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희룡 의원은 다른 얘기를 했다. 설명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원의원은 "경제관련 법안과 달리 미디어 법안은 대기업이나 조·중·동 등 유력일간지들의 공중파 장악의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는 공정거래나 독과점처럼 공정거래 질서를 해치는 행위임과 동시에 헌법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한나라당의 정책설명회가 시작부터 삐걱대기 시작함에 따라 앞으로 있을 다른 지여을 대상으로 한 정책설명회 역시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2차 입법전쟁을 의도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일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