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남편(브래드 피트)과 멋진 몸매에 인기를 누리며, 돈 또한 궁하지 않은 섹시스타 안젤리나 졸리(34). 그러나 전혀 남부러울 것 없는 그녀가 가장 부러워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이다. 2000년 '처음 만나는 자유'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지만, 이후 '섹시'에만 집착된 이미지로 인해 모든 여배우들이 꿈꾸는 여우주연상은 멀어져만 갔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최고의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체인질링'이 그녀의 꿈을 이뤄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녀 역시 이 작품에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체인질링'은 뒤바뀐 아이로 숨겨진 진실과 세상에 홀로 맞서는 한 여인의 감동 실화이다. 1928년 미국 LA. 크리스틴 콜린스(안젤리나 졸리)는 9살 된 아들 월터와 살고 있는 싱글맘이다. 어느 날 직장에서 돌아와 보니 아들이 사라졌다. 경찰에 신고하지만, 아들의 행방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을 찾기 위해 매일 수소문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던 크리스틴은 다섯 달 뒤 아들을 찾았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는다. 아이는 크리스틴을 보고 '엄마'라며 포옹한다. 하지만, 경찰이 찾은 아이는 그녀의 아들이 아니다. 키도 3인치나 작고, 포경수술까지 했다. 어떤 어머니가 자식을 알아보지 못할까.
사건을 해결해 시민의 신뢰를 얻으려는 경찰은, 자신의 진짜 아들 월터를 찾아달라는 크리스틴의 간절한 바람을 무시한 채 사건을 서둘러 종결하려고 하고, 아들을 찾으려는 크리스틴은 홀로 부패한 경찰과 세상에 맞서기 시작한다.
자식을 찾기 위한 모성애만큼 간절한 것이 있을까. 그러나 '악의 축' 경찰은 모든 것을 조작한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경찰은 권력남용에 비리, 탐욕에 찌들어 진실을 호도한다. 기자들을 불러 자신들의 치적을 떠벌리기에 급급하다. 어머니의 말은 귓전으로 듣는다. 그럴수록 어머니는 속이 타들어간다. 단지 아들을 찾고 싶을 뿐인데… .
실제 6명의 어머니인 졸리는 모진 운명을 이겨내는 모성애의 화신으로 출연해 관객의 감정선을 뒤흔든다. 흔들리는 눈빛으로 오열하며, 경찰에게는 단호한 면모를 보여준다. 홀로 세상과 맞서는 가련하고 안타까운 여인에게서 언제 그녀가 전라의 섹시미를 뿜었던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
특히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작위적이거나, 군더더기 없는 연출로 한 여인의 분투기에 카메라를 밀착해 영화를 풀어나간다. 존 말코비치가 그녀의 버팀목이 되는 구스타브 신부로 출연하고, 뻔뻔한 존스 반장 역에 제프리 도노반이 공연한다.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화의 힘, 역량 있는 노(老)감독의 연출력으로 겨울 한파 속 관객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준다.
제목 '체인질링'(Changeling)은 '요정이 예쁜 아기 대신 두고 간 못난아기'라는 뜻이다. 141분, 18세 관람가. 22일 개봉 예정.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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