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은 양손에 빵과 콜라를 들고 운동한다. 일본인은 운동을 많이 하진 않지만 밥상이 소박하고 적게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은 포식하면서도 운동을 안 하고 비싼 약만 찾는다. 이중 노화 예방 및 건강유지법으로 어떤 게 좋을까. 국가별 특징만을 단적으로 나타낸 표현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인의 운동과 일본인의 소식은 이미 과학적으로 규명된 최고의 노화 예방법이기 때문이다. 많이 먹고 운동도 안 하면서 약만 찾아선 절대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물론 한두 가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노화를 막을 수 있을까. 한마디로 '적게 먹는 것'과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노화 예방법은 '소식'과 '운동'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때문에 적게 먹고 운동하는 습관만 들여도 '안티 에이징'을 '절반'이나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적게 먹는 게 최고의 노화 예방 비책
소식(절식)은 지금까지 밝혀진 노화 조절법 중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소식은 평균 수명뿐 아니라 최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최선의 장수 비법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은 아니다. '칼로리를 줄이는(절식)' 것이다. 칼로리가 적은 음식은 배 부르게 먹어도 상관없다. 세계적인 노화학 권위자인 유병팔 미국 텍사스 주립대 의대 명예교수도 '최고 수명을 연장하고 노화 현상을 막으며 노화에 동반되는 질병의 발생 및 진행을 억제하는 방법은 칼로리 제한밖에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는 절식이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에 따른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고 제거하는 항산화 방어진을 보강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적게 먹으면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시르투인(Sirtuin)'을 만드는 유전자(SIRT1)의 활동이 증가해 '오래 사는 데' 도움이 된다. 소식하면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SIRT1'의 활동이 증가하는 반면 많이 먹으면 'SIRT1'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 경북대병원 이인규 내분비내과 교수는 "많이 먹거나 살이 찌면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는데, 인슐린의 경우 양이 적거나 적당량 이하라야 생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며 "적게 먹으면 힘도 없고 건강하게 살지 못할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로 소식하면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꾸준한 운동도 노화 예방의 지름길
칼로리 제한(절식·소식)과 함께 노화 예방에 가장 효과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운동이다.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신체 조직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근육 감소를 막으며 성인병 발생 위험을 낮춰 노화에 따른 질병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절한 운동은 면역력 증가, 기억력 증진, 혈액 순환 촉진 등의 효과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 감소, 암 발생 억제, 혈당 조절, 심장 기능 향상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피부 노폐물을 없애주고 탄력을 줘 피부 노화에도 도움이 된다. 유병팔 교수는 운동의 장점으로 '경제적이고 손 쉬운데다 암 발생의 위험이 있는 호르몬 치료나 약물 치료와 달리 부작용이 없다는 것'을 꼽기도 했다.
여기에다 운동은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에 대응하는 방어진도 보강해 준다. 물론 과도한 운동은 활성산소 발생을 증가시켜 조직 손상, 노화 촉진 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적당한 운동은 괜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적당한 운동은 활성산소 발생을 증가시키기도 하지만 그보다 활성산소 제거력이 더 증가돼 오히려 생체 손상을 보호한다는 것. 그렇다고 한번 씩 생각날 때마다 일시적으로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운동으로 노화 예방 효과를 보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데,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이상, 한 번에 30분~1시간 정도 해 주는 게 좋다.
◆건강한 정신과 긍정적인 삶을 통한 안티에이징
긍정적인 사고와 규칙적인 생활 등을 통한 정신 건강도 건강 장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노화 전문가들은 "건강하고 병이 없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선 적절한 영양 섭취와 운동으로 질병을 예방해야 하고 노인이 되더라도 의미있는 일이나 봉사를 통해 몸을 계속 움직이고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신체가 늙어가듯 정신도 노화를 비켜갈 수 없기 때문에 꾸준한 자기 노력을 통한 규칙·적극적인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신 건강을 위해선 낙천·적극적 사고, 명상, 취미 생활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좋다. 이는 호르몬계와 신경계를 안정시켜 노화 과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 대구가톨릭대병원 박종한 정신과 교수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즉각 뇌에 영향을 미쳐 호르몬 불균형으로 이어진다"며 "정신과 신체의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에 명상이나 요가, 체면, 마사지, 약물 요법 등을 통해 깨어진 균형을 치료·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경·정신체조인 '유로빅스'의 경우 정신 노화 예방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로빅스는 신체의 에어로빅에 비견되는 것으로, 정신의 유산소 운동이다. 퍼즐, 낱말게임, 수독(숫자 퍼즐게임), 독서 등이 대표적인 유로빅스다. 운동도 정신 건강에 필수적이다. 적당한 운동을 하면 성취감, 긍정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것은 물론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인지력, 치매 현상도 예방·개선할 수 있다는 것. 또 운동을 하면 혈액 순환이 촉진돼 뇌세포에 혈액이 신속하게 공급되고 각종 호르몬의 감소도 억제해 정신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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