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업 53주년을 맞는 (주)금용기계(대표이사 이무철·52)는 섬유기계인 환편기로 세계 시장을 제패한데 이어 선박엔진용 배기밸브로 세계 시장 점유율 65%를 차지하는 등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1956년 이 대표의 선친(이금용)이 설립한 이 회사는 1980년대 초반 순수 국산기술력으로 내의와 운동복, 봉제완구, 담요 등을 짜는 기계인 환편기 개발에 성공했다. 호황기에는 이 회사 환편기가 국내시장의 점유율 70%를 차지했고, 쌍방울 등 내의 3사가 국내 메리야스 시장을 석권할 당시에는 3사를 통틀어 섬유기계 보유대수의 90% 이상이 금용의 환편기였다. 산업자원부의 '세계일류상품'으로 인정받은 환편기는 계속해서 신제품을 생산해 국내는 물론 미국, 중남미, 인도, 영국, 터키 등 세계 등 세계 35개국에 수출하면서 글로벌 리더를 지키고 있다.
세계 환편기 시장을 제패한 금용기계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1982년 선박용 부품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당시 섬유경기가 좋지 않았을 때 선친께서 경기에 따라 불황과 활황의 굴곡이 심한 섬유산업에만 매달리는 것보다 새로운 사업 분야에 뛰어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셨고, 마침 정부에서 조선업을 일으키려고 할 때 현대중공업의 조선부품 협력사가 됐다"고 말했다.
금용기계는 볼트 너트 등 쉬운 엔진부품부터 시작했다. 현재의 주력제품인 선박엔진용 배기밸브를 개발하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당시만 해도 배기밸브는 전량 수입품이었고, 현대에서조차 일본제품을 사용했다. 이 밸브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투자되어야만 했고, 실패하면 회사의 존폐까지 걸릴 수 있었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에서조차 말렸다. 하지만 금용기계는 자체 연구진과 현대중공업의 지원을 받아 배기밸브 개발을 밀어 붙였다.
일본의 관련 업체만 50번을 다녀왔다. 한 번은 현대중공업에 납품되는 일본 제품의 검사요원 자격으로 일본 공장을 방문했고, 기술현장을 둘러보다가 혹 용접부분에 무슨 노하우가 숨겨져 있을까 싶어 작은 접봉을 들고 나오다 발각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1987년 결국 배기밸브 국산화에 성공했고, 현대중공업은 금용 제품을 채택했다. 1992년부터는 해외 수출도 시작했다.수출 초창기에는 일본회사들의 덤핑판매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술로 극복했다. 이 밸브는 2006년도 산업자원부의 '세계 일류상품'에 지정됐다. 지금도 배기밸브를 독점 생산해 국내의 조선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회사 자체의 직거래를 원칙으로 세계로 진출해 전세계 배기밸브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뚫기 어렵다는 중국 시장을 15년이나 걸려 힘들게 뚫었다.
이 회사는 그동안의 기술력을 토대로 2006년부터 두산엔진과 협력을 통해 1년만에 국내 최초 고내열 내마모성 배기밸브스핀들인 대형선박 엔진용 듀라스핀들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양산되지 않고 덴마크의 MAN사만이 기본 특허 및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금용기계는 MAN사로부터 세계 최초의 생산허가 인증을 획득했다. 이 듀라스핀들 개발로 연간 4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와 국산화 개발품 적용으로 1천억원대의 파급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금용기계는 배기밸브만 600억원을 비롯해 선박부품에서 714억원, 섬유기계 130억원 등 모두 8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도 조선업의 활황에 힘입어 1천억원에 가까운 매출 목표를 정했다.
이 대표는 "정밀 산업인 섬유기계에서 오래 축적된 기술을 토대로 회사내 섬유기계와 선박부품 등 2곳의 자체 기술연구소(연구인력 23명)의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독보적인 제품을 개발해 이같은 성장을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대구의 '3030 기업'으로 지정됐다. 창립한지 30년, 직원 수 30명 이상인 제조업체라는 뜻이다.
이 대표는 "기업은 창업주의 뜻을 이어 받아 영원히 존속해야 한다"며 "국산화에 성공한 선박용 배기밸브와 풍력발전기용 부품 등을 계속 업그레이드 시키고 환경에너지 부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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