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인 청천벽력입니까. 하늘을 원망해야 합니까. 무정한 세상을 탓해야 합니까. 땅을 치며 통곡을 해도 마음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지난 30년간 온갖 역경과 난관도 거뜬히 이겨내며 회사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던 분이신데,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이리도 허망하게 떠나가실 수 있습니까.
10여 년 전쯤인가요? 갑자기 '왼손잡이'가 되어서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회사의 화합을 위해 직원들과 자주 어울려 소주 100여 잔씩 주고받다 두 번이나 쓰러져 의사 선생님께서 자칫 중풍이 올 수 있다며, 가급적 왼손을 사용하라고 했다"던 말씀이 아직도 귓가를 울립니다.
또한 대구·경북 경제의 핵심인 삼성전자 구미공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술연구소가 필요하다며 그룹의 수뇌부를 끝까지 설득하시는 모습에 뜨거운 지역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07년 기술연구센터 기공식을 한 뒤 경영진이 바뀌면서 공사가 중단되자 눈물을 글썽이며 안타까워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또한 중저가폰 공장의 베트남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국내 사업장의 생산물량이 감소되어 국내 매출이 줄어들고 투자가 위축되는 것을 심히 우려했던 진정한 애국자였습니다.
'기업도 지역과 함께 가야 한다'면서 사내 120여개의 봉사팀을 만들어 불우이웃과 소외계층을 보듬으며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히 들리는 듯합니다.
글로벌기업 삼성전자의 부사장 자리에 있으면서도 손수 운전을 하시다가 접한 사고현장에서 후발사고를 막기 위해 뒤에서 달려오는 차들을 정리하다가 희생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그저 안타깝고, 눈물이 앞을 가릴 뿐입니다.
그러나 이미 유명을 달리하신 분을 불러보고 탓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생자필멸(生者必滅)이요 회자정리(會者定離)인 것을….
부디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 시절의 무거운 짐을 벗어 놓으시고 이제 평안히 잠드소서. 다시 한 번 두 손 모아 명복을 빕니다.
국회의원 이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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