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진통 끝에 통합했던 경북대와 상주대가 통합 일년 만에 통합조건 불이행 등의 문제점이 표면화되면서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상주 시민단체인 '희망상주21'은 최근 "경북대 상주캠퍼스가 폐교위기에 처해 있다"며 통합 당시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희망상주21은 "상주대가 경북대와 통합한지 1년이 지났지만 통합당시 내세웠던 장밋빛 공약은 단 한가지도 이행되지 않고 유사 중복학과 통폐합을 진행하는 등 상주캠퍼스 공동화를 재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주시민들의 반발은 최근 경북대가 실시한 경북대 명문화를 위한 경영진단결과 발표 내용이 발단이 됐다. 경북대는 지난 14일 상주캠퍼스에서 전문 경영진단 결과를 보고했다.
경영진단 용역을 담당한 '갈렙 앤 컴퍼니'(대표 윤상철)는 "경북대는 대학간의 경쟁력이 떨어져 세계 50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점차 위상이 하락하고 있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예산을 늘리고 전임교원을 증원하면서 학생수는 줄여야 하는데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특화형 발전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상주캠퍼스는 에코바이오 캠퍼스로 특성화하고 중복된 유사학과(이공대 보건복지학부)와 부총장실도 대구캠퍼스로 이전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내용도 발표했다.
희망상주21측은 "통합 당시 노동일 총장이 상주시민과 상주대 통합반대 범시민추진위원회에 약속한 통합조건을 한가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경북대 경영진단결과 발표내용은 상주캠퍼스를 초토화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특히 시민들과 일부 대학 교수들도 "통합 후 시너지효과로 학생수가 증가한다고 기대했지만 올해 신입생 경쟁률을 볼 때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북대 상주캠퍼스의 경우 2008학년도 경쟁률은 9.5대 1이었으나 통합 첫해인 올해 신입생 경쟁률은 1.64대 1로 나타났다.
상주캠퍼스 교수협의회장 이광호 교수는 "상주캠퍼스를 살리기 위해 통합했는데 대학이 이번 진단 결과를 받아들인다면 결국 상주캠퍼스를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중복학과를 통합할 경우 규모가 커진 단과대학을 대구캠퍼스에서 상주캠퍼스로 옮겨와야 하는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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