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9일 라디오연설에서 용산 참사를 언급하며 책임자 문책보다 재발 방지 대책이 중요하다고 두 차례나 강조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검찰이 이날 용산 참사 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10일 야당이 참사 책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고 있는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어 김 내정자의 거취는 빠르면 10일 중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수사 결과 발표에서 김 내정자와 김수정 서울경찰청 차장의 지휘 책임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김 내정자 스스로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현재로선 '무혐의'로 명예회복을 한 김 내정자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불법이 없었는데 경찰 수장이 낙마할 경우 공권력을 확립할 수 없다며 이에 반대하는 기류도 강하다.
이 대통령의 이날 연설도 듣기에 따라 이래 저래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일이 생긴 직후부터 터져 나온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하지만 저는 원인이 다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자를 사퇴시키느냐 마느냐는 그렇게 시급한 일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과거 우리 역사에는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진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책임자부터 물러나게 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하지만 그 후에도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똑같은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경험했다"고도 했다. 결국 검찰 수사 발표로 원인이 다 가려진 만큼 조만간 '결심'할 것이란 뜻으로 읽을 수 있다.
문제는 검찰 수사에서 김 내정자에게 책임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나 이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낙마시킬 경우 법질서 확립이 어렵고, 그 반대의 경우 야권의 공격으로 정치권이 한동안 어수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청와대 내 의견도 분분하다. 이 때문에 선택은 청와대보다 김 내정자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는 견해가 강한 상태이다.
최재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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