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아빠 어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강미란 옮김/열림원 펴냄

마튜는 열다섯살이 될 때까지 한마디 말도 못했다. 부릉부릉 하면서 트럭을 흉내내는게 고작이다.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마튜의 몸은 흐느적거리는 헝겊 인형이다. 등은 늙은이처럼 아래로 계속 굽었다. 마튜는 수술을 받고 등을 곧게 편 채로 세상과 작별한다. 동생 토마는 그나마 똑똑하다. '아빠 어디가?' '감티기(감자튀김)' 두 마디나 한다. 토마의 몸도 점점 더 제 형을 닮아간다. 스무살이 넘은 토마는 등은 굽었고 점점 더 멍하니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다.

장애아를 둔 부모는 죄인의 심정으로 평생을 산다. 아이의 고통을 대신해줄 수 없고 미래를 책임져 줄 수 없다. 소설 '아빠 어디가?'는 부끄럽고 무섭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40여년간 숨겨온 작가 자신의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다. 마튜와 토마는 정신지체 장애와 지체 장애를 겪고 있는 장애인이다.

작가는 두 아이의 성장 과정을 풀어내고 있지만 특별히 우울해하지 않는다. 남 모르는 혜택도 있다. 아이가 커서 문과에 보낼지 이과에 보낼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심각해질 수 있는 주제를 익살스런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절망끝 웃음이다. 210쪽, 1만2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쿠팡 대표와의 식사와 관련해 SNS에서 70만원의 식사비에 대해 해명하며 공개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박수영 ...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탭을 업데이트하여 친구 목록을 기본 화면으로 복원하고, 다양한 기능 개선을 진행했다. 부동산 시장은 2025년 새 정부 출...
최근 개그우먼 박나래가 방송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그녀의 음주 습관이 언급된 과거 방송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나래는 과거 방송에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