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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동의 전시 찍어보기] 프랑스 만화와 한 작가의 프랑스 풍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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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프랑스어권의 날 기념' 전시회 / 경북대 미술관 /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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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어권 만화, 그 1세기'전
▲ 이경홍 프랑스 풍경사진전.
▲ 이경홍 프랑스 풍경사진전.

몇 년 전 우연히 보게 된 노르웨이 작가 제이슨(Jason)의 '헤이, 웨잇…(Hey Wait…)'이란 만화에서 받은 깊은 인상은 언제 생각해도 새롭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 얇은 만화책에 감동받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만화라는 매체의 영향력 또한 어떤 문학 작품, 혹은 미술 작품에 못지않은 예술성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만화의 조형적인 형식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음악과 합성될 때 또 다른 미학적 감동을 안겨줄 수 있다. 지난 광주비엔날레 출품작 가운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의 하나로 인기를 모았던 사디 베닝(Sadie Benning)의 비디오, '재생/일시정지(Play/Pause)' 역시 인터넷 게시판의 감상자 후기를 통해 넓은 공감대를 확인했다. 베닝의 영상은 만화 양식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먹을 이용해 붓으로 그린 것 같은 선묘는 단순하고 어눌해 보이지만 익살과 우수의 감정이 전달되고 뛰어난 리얼리티가 함께 느껴진다. 만화는 어떤 양식이나 형식의 구애 받음 없이 전시대의 다양한 스타일을 구사할 수 있어서 표현이 자유롭고 그만큼 더 창조적일 수 있다. 그래서 회화나 문학 쪽으로부터 더욱 진지한 접근이 요구되는 장르다.

현재 경북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어권 만화, 그 1세기' 전은 앙굴렘 국립만화영상물센터 소장품 가운데서 선별한 35점으로 만화 역사 1세기를 짚어보는 전시이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이 중심요소인 만화를 전편을 다 보는 것이 아니고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 앨범에서 한 페이지씩을 뽑은 것을 통해 다양한 그림의 스타일 및 구성 형식의 역사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우리 만화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한 높은 완성도와 또 얼마나 다양한 스타일이 가능한지 이 장르의 예술적 잠재력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전시장 한쪽은 '프랑스 풍경, 건축, 거리에 관한 소요'란 주제의 사진전이 이어지는데 작품들의 독특한 영상미학은 자연히 작가의 시선에 관심이 쏠리게 한다. 별도의 소개나 타이틀도 생략한 채 사진에 대한 자신의 시학을 짧게 피력한 게시문만 두 장이 붙어 있다. 이름을 앞세우지 않으려는 작가의 태도나 정서가 전시 성격에 그대로 덧씌워져 있다고나 할까. 빛과 그림자의 대조 속에서 드러내는 피사체의 조용한 영상들은 마치 숨죽이고 기다렸던 우연한 찰나를 예리하게 응시한 것 같다.

한때 장엄했을 낡고 오래된 중세 성당 건물들, 삶의 연륜처럼 주름 깊은 이마를 가진 노인의 얼굴, 거리 이곳저곳에서 실제로 목격되는 삶의 공간들과 그 모습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찍힌 피사체들인 양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소리 없이 흐르는 물상들과 인생의 느낌을 관조하는 것 같다.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사색과 소요를 즐기듯 파리와 프랑스의 여러 지역을 다니며 촬영한 것들이다. 작가는 경일대 이경홍 교수. 신작들은 아니지만 시인의 언어 같고 화가의 색채 같은 카메라를 통한 미학을 보여준다. 김영동 미술평론가 ydk8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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