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장기 궁도대회, 전국서 모여둔 궁사들로 북적

▲ 제16회 대구시장배 전국남녀궁도대회가 3~5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팔공정에서 6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출전 선수들이 과녘을 향해 활 시위를 힘차게 당기고 있다.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제16회 대구시장배 전국남녀궁도대회가 3~5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팔공정에서 6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출전 선수들이 과녘을 향해 활 시위를 힘차게 당기고 있다.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활을 쏘겠습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시(矢·화살)에 정신을 담는다. 잡념과 번뇌는 최대의 적이다. 145m 앞에 위치한 과녁에 온 신경을 쏟아 붓는다. 털끝의 움직임에도 시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활을 쏜다는 의식조차 버릴 때 명궁 반열에 오른다.

3일부터 5일까지 대구 팔공정에서 열린 제16회 대구시장기 전국 남여 궁도대회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궁사들로 북적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역단체장이 주최하는 대회인 덕분에 경기, 제주, 전남, 강원 등 전국 각지에서도 궁도인들이 참여했다.

활은 원래는 무기였지만 총이 나타나면서 그 위력을 상실했고, 요즘은 궁도로 이름을 바꾸고 대중 스포츠로 거듭났다. 활은 과거부터 우리 민족에게는 가장 대중화된 무기인 동시에 심신 단련과 호연지기를 기르는 방편이었다. 이 때문에 궁도는 단순한 무가 아니라 예라는 것이 궁도인들의 설명이다.

10여년 전 궁도는 퇴직 공무원이나 노인들이 주로 찾는 스포츠였지만 최근에는 30~40대 청·장년들도 대거 궁도를 찾으면서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 TV 드라마 사극에서 활쏘기 장면이 자주 전파를 타면서 궁도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전국적으로 3만5천여명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실제 이번 대회에 노인들뿐만 아니라 청·장년들도 대거 참여하면서 단체전 700여명, 개인전에는 1천1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단체전에는 5명씩 출전해 개인당 5개씩 화살을 쏴 순위를 가렸다. 개인전은 노년부, 장년부, 여성부로 나뉘어 진행됐고, 개인당 15개씩 화살을 쏴서 순위를 가렸다. 동점일 경우는 전통궁인 각궁을 사용한 선수가 개량궁을 사용한 선수보다 순위에서 앞서게 했다.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에는 경기 양주의 무호정이 우승을 차지했고, 개인전의 노년부(65세 이상)는 경남 하동 옥산정 소속 김병열(72) 씨가, 장년부는 경기도 의정부 용현정 소속 이현철(57) 씨가, 여성부에는 경기도 평택정 소속 백종미(44) 씨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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