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재 만발 한나라, 재보궐 선거로 이어질까?

경주를 비롯한 전국 5곳에서 4·29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진다. 여야는 내년 지방선거의 전초전이라고 보고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역대 재보선을 보면 집권 여당에 압도적으로 불리했다. 대통령으로 뽑을 때의 기대감이 이런저런 이유로 사라지고, 권력을 나눌 수 없어 여권이 분열된 것이 재보선 표심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노무현 게이트'가 터져 민심의 향방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이번 재보선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영삼 정권=1994년 3월 통합선거법이 마련되고 8월 대구 수성구갑, 경북 경주 등 전국 3곳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결과는 야당의 승리였다. 수성구갑은 당시 여당이었던 민자당 정창화 후보가 신민당 현경자 후보에게 2배 표차로 졌다. 경주도 야당인 민주당 이상두 후보가 여당 임진출 후보를 521표차로 따돌렸다.

김 전 대통령은 정권을 잡자마자 군부독재 척결의 기치를 들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철언 전 의원이 슬롯머신 사건으로 구속됐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공직자 재산 공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때 'TK 대부'로 불렸던 박준규 전 국회의장이 '토사구팽'이란 말을 남기고 7선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어진 대구 동을 보선에서 집권당은 노동일 후보를 내세웠지만 무소속인 서훈 전 의원에게 패했다. '우리가 남이가'란 말에 김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대구경북 민심은 '우리는 남이다'며 완전히 돌아섰다. 이후 3차례 재보선(6곳)에서 여당인 신한국당은 충남 예산을 빼고 모두 졌다.

◆김대중·노무현정권=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1년간 16차례의 국회의원 재보선이 전국 60곳에서 치러졌다. 60곳 중 여당이 이긴 곳은 9곳 뿐이었다.

김대중 정부 때에는 모두 7차례(전국 32곳) 재보선이 치러졌다. 하지만 여당은 5곳에서 이겼다. 노무현, 조세형, 한광옥, 김상현, 강봉균의원 등 대부분 호남 텃밭에서 일궈낸 초라한 성과였다. 특히 99년과 2001년 재보선은 야당 한나라당이 석권했다.

DJ정부는 정권 초부터 '민심이반'이 컸다. 집권하자 김중권, 이상주 등 제5공화국 핵심 인사를 청와대로 불러들였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면도 단행했다. 호남이 갸우뚱했다.

김 대통령의 아들 홍업·홍걸씨의 비리 의혹도 꾸준히 제기됐다. 신용카드 사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가 카드대란을 일으켰고,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투기로 이어지면서 민심이 등을 돌렸다.

노무현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인기가 급추락했다. 핵심은 열린우리당 창당에 따른 여권 분열이다. 대북송금 문제가 불거졌고 한나라당과 대연정 발언 및 황우석 사건, 안기부 X파일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 지지도도 꾸준히 하락했다. 6차례 22곳의 재보선에서 불과 3곳만 여당이 이겼다.

◆4·29 재보선의 향방은?=이명박 정부에서 처음 치러지는 4·29 재보선의 풍향계가 관심이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는 지난 7일 MB정부 국정 지지율이 40%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정당별 지지율도 한나라당 37.2%, 민주당 15.6%, 자유선진당 6.2%, 답변 유보 31.5%로 발표했다. MB정부가 지난해 촛불 사태를 극복했고,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보수층의 결집, 경기 회복세에 따른 기대감 등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 자체 평가다. 그러나 결과가 한나라당의 기대대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노무현 충격'이 민심을 어느 방향으로 흘리느냐도 관심거리다.

신두철 중앙선관위 선거연구원 교수는 "재보선이 여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것은 역대 정권이 국정에 대한 실망감을 국민에게 안겼기 때문"이라며 "재보선이 반드시 여당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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