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처음으로 사본 유리창 청소기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TV홈쇼핑에 무관심한 난 딱 한번 홈쇼핑으로 물건을 구입한 적이 있다. 물품을 구입한 동기는 친구네 집 거실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데 어딘가 모르게 선명하게 다가오는 바깥 시야 때문이다. 빌딩 숲 속에 거주한다면 비 오는 날 아니면 베란다 유리창 물 청소는 불가능한 일. 위층의 행복이 아래층엔 불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래층 피해 없이 깨끗하게 닦기란 불가능했던 것이 친구네 집에서는 모난 구석까지 깨끗하게 닦여져 있었던 것이다.

투명 창처럼 깨끗한 창 쪽으로 관심이 집중된 나한테 친구는 TV 홈쇼핑에서 구입한 유리창 청소기라면서 추가 설명이 없었지만 두 눈으로 확인한 깨끗한 유리창이 나의 보증 수표였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친구네 전화로 바로 구매했고 3일 뒤 물품을 받아 볼 수 있었다. 개봉 후 팔을 걷어붙이고 베란다 창부터 닦기 시작했고 신기할 정도로 깨끗한 창을 보며 비 오는 날만 학수고대하던 고민을 확 날려버려 줬다.

고개를 밖으로 내밀지 않아도 바깥 표면까지 한번에 닦을 수 있도록 양면엔 자석이 부착되어 있어 고소 공포증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 누워서 떡 먹기였다. 바라만 봐도 흐뭇하니 행복해져 내친김에 유리창을 모조리 다 닦으려고 베란다를 시작으로 거실, 뒤 베란다, 그리고 방 창까지 닦기 시작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방 창문에서 청소기가 떨어지지 않았다. 취급 잘못이란 생각에 사용 요령도 읽어보고 혼자 궁시렁거리면서 젖먹던 힘까지 발휘하는데 지지직 하더니 창에 금이 나가면서 청소기가 분리됐지만 창을 갈아 끼워야 할 판이었다.

청소기 값의 두 배로 유리창을 교체하고 흐뭇한 행복도 잊은 채 배가 무지 아팠다. 자석의 힘이 그렇게 센 줄 몰랐으며 이중창 이외엔 사용시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사고난 후 알았다. 요즘도 홈쇼핑에 집중되어 있는 친구는 말한다. 너처럼 홈쇼핑에 관심 없는 사람은 첨 봤다고.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만 구입한다면 편리한 쇼핑이지만 나에겐 홈 쇼핑 자체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동연(대구 북구 복현2동)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 방식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으며,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공천이 시도되자 지역 정치권에서 '민주정당이...
구미 부동산 시장에서는 비산동 6-2 부지에 최고 46층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현재 구...
서울중앙지법은 화장실에서 빨리 나오라는 동생을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했으며, 동생은 퇴근 후 목욕 중 불평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한국과 일본을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 작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며 파병 압박을 가했으나, 주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