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꽃 구경하러 청도 가자"

내일 6일까지 청도화랑미술제 '꽃꽃꽃'

청도는 지금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갓 초록을 머금은 산을 배경으로 분홍빛 물감을 끼얹은 듯 무리지어 피었다. 마치 땅 속에 숨어있던 형광빛 분홍물을 가지로 빨아들여 꽃잎에 담아낸 듯 활짝 핀 복숭아꽃은 요염한 자태를 뽐낸다. 그 곳에서 1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청도화랑미술제 '꽃꽃꽃'이 열린다. 사방에 꽃이 가득한데 화랑에서도 꽃 그림을 걸었으니 그야말로 꽃 잔치다. 드라이브 삼아 청도로 접어들면 이번 미술제에 참여하는 5개 화랑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전체 기획을 맡은 큐레이터 최규씨는 "지역뿐 아니라 전국에서 온 작가 45명이 참가하며, 회화와 조각, 도자기, 보석, 설치 작품들도 선보인다"고 말했다.

가창댐 옆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오른쪽에 '동제 미술관'이 나온다. '진달래'를 내놓은 작가 리우, 여인의 아름다운 나신에 피어난 꽃잎이 고혹적인 정재용의 '블라섬'(Blossom) 등을 만날 수 있다. 벚꽃은 지고 없지만 새순이 돋아나는 벚나무를 친구 삼아 헐티재를 넘고 나면 오른쪽으로 작은 다리를 건너 '갤러리全'이 수줍은 듯 모습을 드러낸다. 제목만큼이나 유쾌한 권기철의 '어이쿠! 봄 간다'와 영화배우겸 탤런트 최수지의 '여유'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복숭아꽃의 향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길을 따라 잠시만 달리면 디자이너 최복호가 꾸민 '갤러리BK'를 만날 수 있다. 노정연, 한지혜, 정고요나, 장준석의 개성 가득한 그림과 함께 주얼리 작품도 볼 수 있다. 이서면쪽으로 꽃 구경을 하다가 유호연지 방면으로 길을 돌리면 연못가에 자리잡은 '아트갤러리 청담'이 기다린다. 강주영, 허양구, 정유지 등 작가 12명의 매력적인 작품을 즐길 수 있다. 팔조령 터널을 통과해 다시 대구로 방향을 잡고 산을 내려오다 보면 왼쪽에 마치 커다란 창고를 연상케하는 'AA갤러리'가 자리하고 있다. 파란 하늘을 담은 호수를 배경으로 다투듯 피어난 꽃들이 아름다운 '하늘 호수'(조재임 작) 등 작가 4명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청도화랑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디자이너 최복호씨는 "갤러리마다 다른 색깔의 작품을 내놓아서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며 "매년 같은 봄이 오지만 이번 청도화랑미술제 '꽃꽃꽃'을 찾으면 전혀 색다른 봄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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