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 WBC 은메달이 부끄럽다."
직장인 김모(36)씨는 휴일인 18일 야구경기를 보려고 TV를 틀었다 어리둥절했다. 분명 야구경기가 시작됐을 시각인데 스포츠 채널에선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경기가 재방송되고 있었기 때문. 다른 스포츠 채널로 돌려봤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는 "나중에 중계권 대행사와 케이블 방송사 간의 협상 결렬로 중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삼성 양준혁 선수가 2천경기 출장의 대기록을 세우는 것도 못 봤다. 경제가 힘들다는 것도 알지만 시범 경기도 아닌데 진짜 너무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18, 19일 주말과 휴일 안방에서 야구 경기를 시청하려던 야구팬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이틀 내내 TV 채널 어느 곳에서도 국내 프로야구 중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 프로야구 결방 사태는 프로야구 중계권 대행사인 '에이클라 엔터테인먼트'사와 케이블 4사 협상대표인 'SBS스포츠'사의 중계료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는 스포츠채널 방송사와 야구위원회를 성토하는 항의 글로 이틀 내내 몸살을 앓았다. 한 야구팬은 "일본에는 100억원까지 줘 가면서 중계하는데 한국에는 15억원을 주기 싫어 중계방송을 안 하느냐?"며 방송사의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일부 팬들은 특정 채널을 언급하며 "다시는 중계권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성토했다.
KBO의 행정력 부재를 꾸짖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모씨는 "방송사나 KBO 대행사 모두 몇 억원 더 벌어볼 속셈이면서 겉으로는 '팬들을 위해서'라고 치장하는 것이 눈꼴사납다"며 "야구장도 가지 말고 스포츠 채널도 보지 말아야 한다"고 화를 냈다. 다른 팬은 "한참 불붙은 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며 협상타결을 촉구했다.
한편 대행사와 따로 계약한 대구MBC는 19일 삼성·두산전을 대구경북에 생중계했다. 각 구단(SK, 한화 제외)과 제휴를 맺은 인터넷 방송인 아프리카(baseball.afreeca.com)와 일부 프로구단들도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하면서 야구팬들이 몰렸다. 아프리카 측은 18일 하루 누적 시청자가 58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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