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의 미혼인 영국의 수잔 보일. 그녀는 영국 ITV의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부른 노래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 2007년 폴 포츠가 이 프로그램에서 우승했을 때와 비교해 보일을 두고 제2의 폴 포츠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보일과 포츠를 보면 비슷한 점이 아주 많다. 사전에 연출한 듯한 作爲(작위)적인 느낌이 들 정도다. 우선 두 사람 모두 다른 이들에게 호감을 줄 만한 요소가 별로 없다. 휴대전화 세일즈맨과 실직이라는 현 상태가 그렇고, 외모도 평균 이하다. 또, 노래를 부르기 전에 심사위원과 관중으로부터 비웃음을 산다. 독설가로 유명한 한 심사위원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빈정대고, 다른 심사위원도 이에 동조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노래를 시작하면, 몇 마디도 지나지 않아 관중이 환호하고, 기립박수를 친다. 심사위원들도 생전 처음 들어보는 황홀한 목소리라는 표정으로 오버액션을 한다. 심사평에서 더할 나위 없는 찬사가 쏟아지는 것도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남성은 오페라 아리아를, 여성은 뮤지컬 곡을 불렀다는 정도이다.
이렇게 다분히 의도된 연출로 보이는데도 사람들은 감동을 받았다. 물론, 두 사람의 뛰어난 가창력 때문이지만 그 裏面(이면)에는 代理滿足(대리만족)이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평균 이하인 평범한 이웃이 거둔 유쾌한 인간승리여서 그 만족이 더욱 큰 것이다.
이미 폴 포츠는 'One Chance'라는 음반을 내 300만 장의 판매량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내한공연도 했다. 태어날 때 산소결핍증을 앓아 다소 지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수잔 보일에게도 꿈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녀가 가장 되고 싶어했던 뮤지컬 스타 일레인 페이지가 듀엣으로 음반 발매를 제의했다. 또 수없는 데이트 신청이 들어오고 TV 토크쇼 출연과 음반 발매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벼락 출세'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주변에 아랑곳 않고 자신에 대한 확실한 믿음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 수많은 세월이 있었다. 그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보다 더 오래 기억해야 할 것은 폴 포츠가 인터뷰에서 밝힌 "제가 꿈꾸었던 것은, 꼭 이루고 싶은 그것을 일생 동안 하는 것입니다"라는 말일 것이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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