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서라벌대 '총학생회 없는 대학' 운영키로

총학생회 없는 대학이 등장했다. 경주 서라벌대학(총장 김재홍)은 22일 총학생회 비리가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지자 총학생회 없이 학교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대학 측은 총학생회 폐지에 앞서 학생설문조사를 통해 90% 이상의 찬성을 얻었다.

서라벌대학은 그러나 총학생회를 폐지하는 대신 학생연석회의를 도입하기로 했다. 학생연석회의는 37개 학과 학회장과 총장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제도이다.

또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총장과 직접 대화로 학생들의 민원이나 복지 등을 해결함으로써 그동안 총학생회가 수행했던 일을 대신하게 할 방침이다.

대학 관계자는 "일부 30~40대 '만학도'들이 총학생회를 접수한 뒤 행사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챙기고 교수 인사 문제에 관여하는 등 비리를 저질러왔다"면서 "학생연석회의는 이 같은 총학비리를 없애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 김재홍 총장은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총학생회가 사적 이익을 위한 단체로 변질된 상황에서 학생 이익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학생연석회의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경찰서는 22일 이벤트업체에게서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이 대학 전 총학생회장 2명 등 학생회 간부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대학 2007년 총학생회장 K(39)씨는 이벤트사 대표에게서 행사 계약을 조건으로 7차례에 걸쳐 1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대학의 지난해 총학생회장 C(36)씨는 학생회비 1천750만원을 횡령하고 이벤트업체에게서 5차례에 걸쳐 1천83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전 학생회 간부 1명도 리베이트로 88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또 이 같은 비리 의혹을 기사화하겠다며 협박해 700만원을 뜯은 지역 일간지 기자 A(46)씨도 공갈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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