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돼지독감 감염 없게 물샐틈없이 막아야

돼지인플루엔자(SI) 공포가 전 세계로 퍼졌다. 시발지 멕시코에서는 이미 수천 명이 감염돼 80명 이상이 숨졌다. 미국'뉴질랜드'프랑스'스페인'이스라엘 등에서도 환자가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라고 선포했다.

SI 상황이 심각한 것은 사람 사이에도 옮기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조류인플루엔자(AI)와 다른 점이다. AI도 일부 그런 의심을 사긴 했으나 2003년 이후 세계 전체 희생자는 256명에 그쳤다. 반면 SI는 벌써부터 1918년의 스페인독감, 1957년의 아시아독감, 1968년의 홍콩독감 같은 대재앙을 연상시키고 있을 정도다.

우리 정부도 어제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안심지대가 아닌 상황에서 어제뿐 아니라 매일매일, 아니 하루 몇 차례라도 세밀히 점검하고 대처할 일이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SI 바이러스가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실패한다면 그 여파로 심리적 대공황조차 뒤따를지 모른다.

그런 일이 없는데도 이미 국내에 널리 퍼진 공포감도 정부가 마음 써 대응해야 할 과제다. 돼지고기 먹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퍼져 축산업이 혼란에 빠지는 게 현 단계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작용이다. 안 그래도 우리 축산업은 작년 이맘때 AI로 큰 타격을 받았다. 원산지 표시제에 힘입어 겨우 생기를 되찾은 돼지 축산농이 공포 분위기에 휩쓸려 다시 결정적 피해를 입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일반 시민들 또한 국가적 대응 태세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비현실적 공포감에 과민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금지된 감염 국가 여행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정부와 시민이 함께 철저 대처하는 것만이 반복되는 세계적 괴질 사태를 이기고 한국을 청정국으로 지켜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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