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참패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 한나라당 주류는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박 전 대표가 정수성 경주재선거 당선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재보선은 당 지도부 위주로 치러야 한다며 지원 유세를 전혀 하지 않는 '무위(無爲)의 정치'를 했을 뿐인데 '박심은 내편'이라고 주장하는 정 당선자가 이 대통령 측근인 정종복 후보를 이겼다.
때문에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서 박 전 대표의 도움이 불가피해 졌다. 특히 당에선 '친박근혜계'가 득세할 것으로 전망돼 박 전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조짐이다. 친이명박계가 '친박'으로 성향 조정하는 이른바 '월박(越朴)' 의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협조 없이는 당이 계속 분란에 빠질 위험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정작 박 전 대표는 '무위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30일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이 한나라당의 재보선 참패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주문하자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한 측근은 이와 관련, "박 전 대표가 지금 상황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느냐"면서 "다만 선거 결과를 당에서 누차 밝혔듯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몸을 한껏 낮추고 있다. 이 전 부의장측은 "이 전 부의장이 이번 재보선 결과를 보고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면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 들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고요한 행보'를 해나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구경북 정치권 등에서는 '재보선에 패했다고 당과 지역을 위한 역할까지 축소시킬 필요는 없다. 국가와 지역 발전을 위해 오히려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며 지역 정치권의 '어른'으로서 '역할'을 기대했다.
'친이-친박의 화해'가 5월 중순으로 예정된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벌써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을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같은 일회성 방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한지붕 두가족' 체제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양측의 '완전한 화해'를 기대했다. 서명수기자 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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