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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邱十景] ⑤남소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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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못 전경. 서거정의 제5경에 소개된 성당못의 연꽃을 볼 수 없어 아쉽다.
▲ 성당못 전경. 서거정의 제5경에 소개된 성당못의 연꽃을 볼 수 없어 아쉽다.

갓 피어난 연꽃은 엽전 포갠 듯하지만,

활짝 피면 크기가 배만큼이나 크다네.

너무 커서 쓰일 곳 없다 말하지 말게나,

만백성의 고질병을 낫게 하리라.

- 서거정의 남소하화

남소에 피어난 연꽃을 소재로 읊은 시로, 연꽃의 모양새를 구체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고질병 치료제로 연꽃을 소개하고 있어 연을 관상용으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의 질병 치료를 위해서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시에서 표현된 남소에 대한 위치적 정보는 여러 설이 있으나, 제6경 북벽향림(도동 향산의 측백수림)에 대응하는 시의 소재로 지은 것이라 판단해 볼 때, 성당지가 타당하리라 본다.

일설에는 한 때 봉덕동에 있다가 사라진 영선못으로 보는 경우와 또 다른 설은 천황당지로 보는 경우다. 그러나 서거정이 살았던 15세기 대구의 남부 일대에 존재한 저수지로는 성당제, 연화제, 감물삼제, 사리동리제 등만이 존재했다. 영선못의 경우 조선 후기 전설 속에 배경환경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천황당지는 지금의 서문시장이 들어서면서 매립된 것으로 전해지나, 15세기와 16세기에 발간된 고문헌에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

성당못은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방 후 근대화와 산업화로 인한 개발의 과정에서 성당못은 많은 시련을 겪기도 했다. 못의 면적이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1960년대 성당못 상류지역에 도축장이 건립되어 도축장으로부터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과 인근의 생활하수로 인해 악취가 만연하다시피했다. 그러던 중 1980년대 두류공원이 조성되면서 새롭게 정비되기 시작한 성당못은 현재 우리가 보는 모습으로 말끔히 단장되어 두류공원 내에 자리잡게 된다. 서거정은 사가집(四佳集)에 수많은 시와 글이 있는데, 시의 주된 소재는 연꽃과 매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꽃이나 식물, 석양, 비, 봄, 가을, 배, 달, 술, 시골마을, 저녁 등 매우 다양하다. 그 중 몇 소재는 대구십경에서 다루어진 소재와 공통점이 많다. 특히 연꽃을 좋아해 연꽃과 관련된 시가 무척 많다. 심지어 연에 대한 각 부위를 하나의 주제 하에 여러 편으로 나누어 지은 시가 있어 흥미롭다. 서거정은 서울에서의 오랜 관직생활 속에서도 태생지인 대구를 늘 잊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그가 좋아 했던 성당못의 연꽃을 이제 우리 후손들이 제대로 가꾸고 복원하여 조만간 남소에서 그윽하게 피어날 연꽃의 정취에 흠뻑 젖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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