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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두 딸 생각하면 갑자기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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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29일 밤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모든 사람들이 망년회니 뭐니 하며 한창 들뜨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남편과 나는 몸도 피곤하고 해서 일을 좀 일찍 끝내고 집으로 왔다.

식사를 끝내고 TV를 보는데 서문시장 화재 소식이 나오고 있었다. 우리는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지만 시장으로 뛰어갈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불길은 점점 타오르고 있었다. 새벽 2시가 넘도록 시장 주변의 불길을 따라 울며 몸부림치던 우리 두 딸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집도 가게도 없이 둘째 딸은 대학시험을 쳐 놓은 상태였다. 돈 몇 만원이 전부였던 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몇날 며칠을 활활 타며 무너져 내리는 우리의 일터를 바라보며 소리 없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 예고 없이 찾아온 불행에 앞이 캄캄했다.

그리고 얼마 후 도움의 손길은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친정, 시집, 교회, 동창들, 대구시민들, 학교, 은행에서까지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세상 살아가면서 이렇게 큰 도움을 받으리라곤 꿈에도 생각조차 못했었다. 그저 이 모든 게 감사할 뿐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용기를 내서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일자리를 구했다. 모든 게 쉽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일했다. 하루 12시간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어떤 때는 다리가 퉁퉁 부어 절룩거릴 때도 있고 너무 힘들어서 울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유수와 같은 세월은 벌써 3년이 흘렀고 우리 두 딸은 대학교 4학년! 나로 인하여 두 딸이 무난히 졸업을 할 수 있다면 그 이상 뭘 더 바라겠는가.

가장의 어깨는 무겁고 외롭고 고독하지만 활짝 웃으며 내 품으로 달려오는 두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 오른다. 이 모든 게 두 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두 딸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용기, 희망, 그리고 사랑으로 내일을 향해 열심히 뛸 수 있을 것만 같다.

"지야, 민아, 사랑한다."

김귀분(대구 중구 남산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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