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위원회] 한나라 중심 보도 경향 중점적 지적

매일신문 제8기 독자위원회 제3차 회의가 6일 오후 본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정치면을 주제로 한 이날 회의에서는 4'29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와 경북도 교육감 보궐선거 보도에 대한 독자위원들의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독자위원들은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한나라당 중심의 보도 경향을 중점적으로 지적하면서 매일신문이 이슈'정책 보도를 강화해 줄 것과 여론 조사 결과 분석이나 군소 후보 등에 대해서도 진일보한 보도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구교태 위원(계명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은 "대구경북이 한나라당의 표밭이다 보니 선거보도도 한나라당 위주로 너무 치우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슈 보도는 사라지고 유세 장면이나 선거 구도'정세보도에만 치중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언론들이 정당에서 배포하는 선거 자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각 후보들의 정책이나 이슈'쟁점사항을 발굴해 비교'보도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위원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높은데 지역 언론들이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높아진 만큼 한나라당 위주로 고착된 대구경북의 정서를 언론이 나서서 합리적인 구도로 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신중한 보도를 당부하기도 했다. 구 위원은 이번 경주지역 선거를 예로 들면서 "여론조사 결과 3% 오차 이내 순위인데 특정 후보가 앞섰다고 기사 제목을 게재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보수적인 지역 정서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가야 한다는 주장은 다른 위원들에게서도 반복해서 강조됐다. 강형구 위원(대구시교육청 사무관)은 "다른 지방에서 대구 하면 '보수적인 도시' '사고 많은 도시'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며 "이런 보수적인 이미지 때문에 대구경북이 첨단산업 유치나 혁신적인 정책을 시행하는 데 불필요한 손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구가 보수적인 도시가 된 가장 큰 원인이 한나라당 중심의 정치 색채 때문"이라며 "'대구경북에도 다양한 정치적 의견이나 정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언론이 나서서 정당 간의 상호 건전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상현 위원(영남대 신문 교육부장)은 "출마 후보의 유세 활동을 다룬 르포 기사의 경우 각 후보자들의 동선만 좇아 취재하다 보니 그들의 인간적인 면은 부각시켰지만, 정책 보도에는 소홀했던 것 같다"고 했다.

정치가 전 국민의 관심사항인 만큼 선거 때만이 아니라 평소 지역 출신 국회의원, 지방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 등에 대한 보도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요청도 있었다. 이성림 위원(변호사)은 "우리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중앙 정치 무대에서 과연 지역 현안 사업을 성사시키는 데 제대로 공헌을 하고 있는지, 게으름을 피우고 있지는 않은지 등 평소 의정 활동에 대한 평가를 언론에서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이런 성격의 글을 가끔 사설에서나 볼 수 있어 매우 아쉽다"며 "유권자들이 4년 뒤 의원들을 심판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의원들을 분발'자극시키는 것이 지역지로서의 매일신문의 역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더 나아가 지방 의회 의원들에 대해서도 출신 지역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지역민들과 어떻게 호흡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도해 줄 것을 부탁했다.

신재득 위원(대구시생활체육협의회 상임 부회장)은 "경주 선거를 다룬 한 사진 기사의 경우 특정 정당 후보는 유력 정치인들과 한 자리에 있는 장면을 실은 반면 여타 후보는 일반 손님들과 악수하는 평범한 장면을 실었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은 이외에도 "대구 문화계 인사들의 여가를 다룬 2일자 1면 기사가 파격으로 다가왔다"면서 "이런 참신한 소재의 기사를 보도하는 매일신문의 노력을 높이 사고 싶다"고 했다.

류승원 위원(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장)은 "경북도 교육감 선거 기사의 경우 후보 3명을 소개하면서 주요 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을 표로 만들어 시각화한 것은 좋은 시도였던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정작 그 정책에 대한 설명이 없어 유권자들에게 큰 도움은 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류 위원은 또 "유권자들이 정책 이슈만큼이나 관심을 갖는 것은 그 후보자가 과거에 어떤 일을 해왔고, 현재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이를 통해 그가 당선이 되면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가 하는 기대"라며 "출마 후보들의 과거 상벌 내용이나 과거 행적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보도를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독자위원들은 이외에도 정치면을 현재 면수보다 늘려 줄 것과 함께 지방의정 활동에 대해 보다 밀착적인 보도를 해 줄 것을 강조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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