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개성공단과 관련된 기존 계약의 무효를 선언하며 자신들이 제시할 조건에 무조건적 수용을 남한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가 "수용불가'라고 맞서면서 개성공단사업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대구지역 업체들은 이같은 북한의 선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공단 철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는 대구 기업은 손수건을 생산하는 서도산업㈜, 침구류 생산업체인 ㈜평안,낚시가방 생산업체인 웅피케이스 등 3개사이다.
이 기업들은 북한이 이날 개성공단 토지임대료,근로자 임금 및 세금 등 기존 계약을 무효화 하고 새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실상 철수를 요구한데 대해 생산차질 우려와 함께 향후 미칠 파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이 제반 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기업들이 받아들일 수 없으면 사업성을 전면 재검토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면서도 "공단 폐쇄→철수하는 최악의 사태까지 가지 않도록 경색된 남북문제가 하루빨리 해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2007년부터 개성공단에 진출해 하루 평균 1만3천개의 손수건을 생산, 회사 전체 생산물량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서도산업 한재권 대표는 "북한의 일방적인 계약 무효 선언은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기 위한 대남 압박용 카드로 보이며 곧바로 공단 폐쇄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잇따른 개성공단 폐쇄 발언은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과 대외 신인도에 심각한 악영향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건비가 싸 개성공단에 입주했는데 북한이 과도한 임금 및 토지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면 많은 입주기업들이 사업성을 재검토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개성공단에서 회사 전체 물량의 70%의 침구류를 만드는 (주)평안의 관계자도 "개성공단에 130억원을 투자한만큼 철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안정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낚시가방 2천500개 정도를 생산, 회사 전체 생산물량의 60%를 차지하는 웅피케이스 유병철 과장은 "수시로 개성공단 문제가 불거져 중국에 있는 주 공장으로 이전하려다가 보류한 상태"라면서 "남북협상을 통해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한 입주기업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임금 문제의 경우 현재 북한 노동자 3만9천여명은 월 평균 70~75달러 정도를 받고 있다. 남북 합의에 의해 연간 5% 이하로만 임금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 베트남(월 150~200달러) 수준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 10년 간 지불 유예 예정이던 토지사용료, 면제 예정이던 기업소득세 등 세금을 받겠다고 할 경우 기업들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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