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축구 본선무대에 나란히 서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남북한이 월드컵 본선 그라운드를 밟게 된 것은 사상 처음이고, 분단국이 월드컵 본선에 동반 진출한 것은 1974년 서독 대회 이후 두 번째다. 한국대표팀은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해 통산 8번째 본선이자 7회 연속 본선 진출의 영광을 안았고 북한은 1966년 이후 44년만에 본선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어제오늘 서울과 리야드에서 잇따라 열린 B조 마지막 경기 8차전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두 경기 결과에 따라 본선 진출의 희비가 엇갈리는 한판 승부였다. 일찌감치 본선 티켓을 쥔 태극전사는 여유로웠다. 북한은 사우디를 반드시 이기거나 비겨도 한-이란 경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어려운 처지였다. 그랬기에 한국에 이은 북한의 2위 확정은 드라마같은 흥분을 자아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8개 회원국 중 2006년 독일대회까지 18차례의 월드컵에서 단 한 번이라도 본선에 오른 나라는 76개국에 불과하다. 7회 연속진출의 쾌거를 이룬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6개뿐이다. 본선 진출이 호락호락하지 않고 연속진출은 더더욱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월드컵에 남북한이 동시에 본선에 든 것은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돌이켜보면 작년 3월 3차예선과 9월 최종예선이 태극기 게양 문제로 평양이 아닌 제3국인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지난 4월 서울 경기에서는 북한팀이 식중독설을 제기하며 제3국에서 경기 재개최를 주장하는 파행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남북관계가 경색됐다지만 스포츠에 과도하게 정치색을 드러내는 북한의 처사는 지금도 이해하기 힘들다. 어떻든 이제는 모두 떨쳐버리고 본선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으로 서로 만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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