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왜관읍 낙산리의 낙산초등학교에는 최근 재학생이 늘었다.
지난 3월 낙산초교 출신인 장극조(59) 교장이 모교 근무를 자청해 부임하면서부터다. 장 교장이 열정을 보이자 총동창회(회장 곽승호·경북산업직업전문학교 교장)까지 나섰다. '모교를 명품학교로 만들어 보자'며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자, 학생들이 떠나는 농촌학교에서 돌아오는 학교로 바뀌기 시작한 것.
이 학교 15회 졸업생인 장 교장은 부임 이후 '사교육비 제로화'를 선언하면서 컴퓨터·영어 등 2개에 불과하던 방과후 무료학습 프로그램을 미술디자인·한문·태권도·동요 부르기 등 6개로 늘렸다. 급식비와 학용품·체육복 등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부족한 예산을 채우기 위해 장 교장은 월 25만원의 판공비를 내놨고 총동창회 기금도 활용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 1인당 연간 275만원의 교육비가 지원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특히 총동창회는 지난 4월부터 학생들의 등·하교를 위해 25인승 버스 2대를 지원해 월 108만원의 운행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장 교장은 5월부터 학교 수업이 없는 주말에는 학교 시설을 체육대회와 야영 공간으로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학교가 지역 교육문화센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장 교장은 구미에 집이 있지만 학교 사택에서 생활하며 학교를 지켜 동창회원들 사이에 '낙산사 주지스님'으로 불린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3월 35명이던 전교생이 최근 47명으로 늘었다. 낙산초교는 1944년 개교 후 지난 2월까지 2천31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장 교장은 "한때 재학생이 최고 8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큰 학교였는데 이농과 산업화로 학생 수가 매년 줄면서 지원 예산도 덩달아 줄어 낙후를 면치 못했다"며 "학교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모교를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칠곡·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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