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방학이 멀지 않았다. 아이들은 마음이 설레는 기간이지만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자녀들이 방학을 잘 활용할지 고민이 생긴다. 마냥 놀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학원 타령만 하면 아이들이 지칠 것 같다. 이런 고민을 손쉽게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의 하나가 공공도서관이다.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방학을 맞아 대구의 공공도서관들은 다양한 특별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재미있고 유익한 특별강좌에 참여하고 강좌 참여 전후로 책을 읽을 수 있고, 다양한 시청각 자료도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을 잘 이용하면 여름방학도 그저 짧게만 느껴질 뿐이다.
◆도서관마다 논술 강좌 다양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은 28일부터 8월 1일까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어린이들의 독서와 논술력 향상을 위한 '교과서 동시·동화 구연' '독서만화교실' '초등 역사논술' 등의 강좌가 있다. 창의력 향상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을 위한 '꼬마 마술사' '신나는 과학교실' '영어일기 쓰기'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동부도서관에서는 '동화 스토리북 아트' '동화 캐릭터 패션 페인팅' '영어그림책 스토리텔링' '창의과학교실' 등을 운영한다. 28일부터 8월 20일까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남부도서관에서도 초교 3~6학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논술 강좌를 연다. '책과 친해지는 독서논술'(초교3) '생각 키우기 독서논술'(초교4) '어린이 역사논술'(초교5) '문학과 친구 되기'(초교6) 등 모두 4개 강좌다. 중 1,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살아있는 역사 재미있는 논술' 강좌도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서부도서관은 8월 4일부터 14일까지 미취학 어린이와 초·중학생 등 폭넓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자기주도 학습능력 및 독서창의력 향상을 위한 강좌를 준비했다. 6~7세 아동은 '동화표현놀이', 초교 1~6학년은 '즐거운 독서체험', 초교 3~6학년은 '창의력 과학', 초교 4~6학년은 '맛있는 NIE', 중학생은 'NIE와 통합논술' 등을 선택하면 된다.
수성도서관에서는 8월 4일부터 19일까지 중학생 및 초교생을 대상으로 '독서논술 강좌 및 이야기 독서체험' 등 6개 강좌를 운영한다.
◆체험교실 프로그램도 운영
모든 도서관에서 논술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특별강좌를 마련했지만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한 곳도 많다. 북부도서관은 논술과 함께 '예절교실'과 '짚풀공예' 등 다양하게 강좌를 꾸몄다. 초교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25일부터 8월 14일까지 열리는 특별강좌로는 '중학생 독서논술' '어린이 예절교실' 'NIE교실' '리더십 교실' '짚풀공예' 등이 있다.
두류도서관에서는 28일부터 8월 14일까지 초교생을 대상으로 '동시교실' '어린이 7급 한자' '신나는 과학교실' '영어 마술교실' '역사 독서논술' 등을 운영한다. 이 밖에 '패션핸드페인팅' '디지털카메라교실' 등도 눈길을 끈다.
대봉도서관에서는 28일부터 8월 7일까지 매주 4차례(화~금요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종이접기'(초교 1·2학년, 오전 10시~11시 30분) '교과서를 활용한 동화구연'(초교 1·2학년, 오후 1시~2시 30분) '리더십 발표력'(초교 3·4학년, 오후 1시~2시 30분) '세계사 맛보기'(초교 3·4학년, 오전 10시~11시 30분) '초등 역사논술'(초교 4~6학년, 오전 10시~11시 30분) '초등 독서논술'(초교 5·6학년, 오후 1시~2시30분) 등이 준비돼 있다.
달성도서관은 25일부터 8월 22일까지 초교생을 대상으로 '나만의 책 만들기' 'NIE 토론논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밖에도 팔공산 수태골의 '여름 임간문고' '독서캠프' 등 각 도서관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 틈틈이 인터넷이나 DVD 등 멀티미디어 자료를 이용하면 무료함도 달랠 수 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배우고 즐기기도 할 수 있으니 도서관을 피서 삼아 다니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각 도서관의 열람봉사과 또는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우리 가족은 도서관 활용왕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을 키운 것은 동네 도서관이었다. 구미 선진국에서는 지역마다 공공도서관이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교류하며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공작소로서 역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공공도서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지영(34)씨 가족은 대구남부도서관의 단골이다. 남편과 두 아이 모두 도서관을 '제 집 드나들듯' 한다. 대구 달서구 대곡동에 집이 있지만 한씨가 자녀 교육을 위해 독서논술지도 수업을 들으면서 남부도서관과 인연을 맺게 됐다. 1주일에 1인당 5권씩, 20권을 대출해 책을 읽는다. '독서왕 가족'인 셈. 아이들은 매번 방학 때마다 특별강좌를 듣는다. 이번 여름방학 때에도 마찬가지. 열람실도 정기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란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가서 1시간씩 책을 읽으려 한단다. 오후엔 일정이 많기 때문에 오전 시간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독서논술지도 수업을 들은 경험이 있는 한씨는 책 읽히는 요령도 터득했다. "'무조건 많이 읽힌다'가 아니라 적정한 책을 골라야 합니다. 학교에서 선정한 권장도서도 있고, 논술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도서목록도 참고해서 책을 고를 것입니다.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온 가족이 책과 조금 더 가까워졌어요. 남부도서관에는 신간이 많고 책 종류도 다양해서 더욱 좋아요."
김윤정(42)씨 가족도 수성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한다.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TV도 없앴다. 일부러 도서관 인근으로 이사까지 했단다. 세 아이는 학원 대신 도서관을 선택하도록 했다. 악기를 배우는 것 말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낸다. 김씨 가족에게 도서관은 시쳇말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책을 읽고, 인터넷에 접속하고, DVD도 빌려 본다. 도서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도 보고, 공원에서 뛰어놀기까지 한다. 김씨 가족도 1인당 5권씩 대출이 가능한 것을 이용해 한 번에 20권씩 책을 빌려 읽는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아이들끼리 도서관을 찾을 정도가 됐다. 이번 방학에도 아이들의 놀이터는 수성도서관이 될 예정이다. 김씨는 "공공도서관에는 아이들이 관심을 갖는 정보가 무한정 깔려 있어 매력"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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