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결국 사퇴했다. 돌연한 임채진 전 총장의 사퇴 이후 선배 기수들을 제치고 후임에 올라 주목받은 인물이 사생활 검증에서 딱지를 맞아 낙마한 것이다. 누구보다 후보자의 결함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청문회에 내보낸 청와대가 국민 보기에 민망할 것이다.
천 후보자는 사퇴 발표 후 "모두가 내 부덕의 소치다"라고 했다. 검찰 요직을 거치며 촉망받는 사람이 어떻게 재산 형성과 사생활에서 그런 식의 처신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앞뒤 안 맞는 해명이나, 거짓으로 둘러댄 태도에 검찰 내부조차 실망감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사퇴는 도리 없는 선택일 것이다. 본인은 물러나는 것으로 끝나지만 이번 인사 파동으로 인해 검찰은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다. 검찰 조직 명예에 끼쳐진 상처도 상처지만 무엇보다 옷을 벗고 나간 선배와 동기 검사장 8명은 아마 황당한 심정일 것이다. 국민이 봐도 어이가 없는 소동이다.
검찰은 총장부터 최고위 간부진인 고검장급 9명 전부가 공석인 초유의 사태에 처해 있다. 국가 기강의 보루인 검찰 지도부가 몽땅 비어 있는 것이다. 전적으로 청와대 탓이다. 청와대가 검찰 조직의 면모 일신을 내세워 서열 파괴를 시도한 것까지는 나무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깜짝 인사를 하려면 뒤탈은 없을지 두 번 세 번 두드려 봐야 하는 게 기본인데 그걸 놓쳤다. 정권 초 엉성한 인사 검증으로 큰 망신을 사더니 또 같은 실수를 범한 것이다.
청와대는 국민들이 어떤 공직자상을 원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을 것이다. 공직 사회 또한 평소 몸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돌아보는 계기였으리라 믿는다. 검찰 조직의 안정을 위해 새 총장 후보자를 빨리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시는 도덕성 시비가 일어나는 일이 없어야겠다. 부실한 인사 검증 때문에 나라가 시끄러운 불상사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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