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금증 풀어봅시다]남성호르몬의 재인식

최근 들어 장수와 웰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젊음을 유지하는 노화방지 의학이 급속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알려지기 시작한 '남성 갱년기'라는 개념이 여기에 도입된다. 남성호르몬'안드로겐'테스토스테론 등 발음하기도 난해한 물질이 결국에는 모두 같은 의미이다. 의학적 뉘앙스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달리 표현될 뿐이다. 과거부터 남성호르몬으로 대표되는 테스토스테론은 남성다움에 있어 절대적인 역할을 하지만 최근 여러 연구들에 의하면 성 관련 기능뿐만 아니라 뇌'피부'골'근육 등 우리 몸 전체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남성에게 있어 섹스를 주관하므로 '성호르몬'이라는 이름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여성에게서도 부신에서 분비돼 신체 유지의 역할을 수행하므로 남성호르몬이라고 일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다시 말해 테스토스테론은 성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남녀 모두의 신체 생명을 유지하고 충전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인 것이다.

빠른 사람은 40대부터 아무 이유없이 피곤함을 느끼고 생명력이나 남성적 마력인 섹스를 잃어버린 것 같고 성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우울한 기분 등을 느끼는데 대부분 이를 나이 탓일지 모른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의학적으로 이것을 테스토스테론 감소라고 진단할 수 있다. 사실 과거 전공의 수련기간 동안 호르몬 치료에 대해서는 거의 배운 바 없다. 치료에 관련된 연구 자료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발기장애도 테스토스테론 치료로 치유되지 않는다고 믿었다. 의사들 또한 호르몬 처방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남자의 전립선 내에 증상 없이 잠복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전립선암을 활성화시킨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는 1966년 노벨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비뇨기과 의사인 디킨즈의 연구 결과가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이후 '불에 기름을 붓는 격' 또는 '배고픈 종양에 음식을 주는 격과 같다'는 테스토스테론과 전립선암의 관계는 수많은 재평가를 겪었고, 최근에는 많은 증거로 남성호르몬 치료가 전립선에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지는 의사가 많아지고 있다. "배터리가 재충전된 것 같은 젊음과 활기, 그리고 성기능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어 남성갱년기 치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박철희 계명대 동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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