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야구에서는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를 3번 타순에 두는 경우가 많다. 3번은 정확성에다 힘까지 갖춰야 하는 자리다. 젊지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타선은 3번 타자 강봉규가 꾸준히 활약, 더욱 강해졌다. 삼성이 18일 대전구장에서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갖춘 한화 이글스를 홈런포로 누른 것도 강봉규의 힘이 컸다.
미국프로야구의 알버트 푸홀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등 거포들은 3번 타자다. 약물 추문에 휘말려 명성에 빛이 바랜 배리 본즈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역시 삼성 유니폼을 입고 홈런포로 국내 리그를 호령하던 시절 3번 타순에 들어섰다. 이들은 '홈런 타자=4번 타자'라는 등식을 무색케 한 존재들. 수준급 4번 타자들과 짝을 이뤄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강봉규는 사실 홈런을 양산하는 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출루율, 장타율, 타율 모두 고르기 때문에 현재 삼성 타자 가운데 3번 역할을 맡기기에 손색이 없다. 18일 경기 전까지 강봉규가 기록한 성적은 타율 0.305, 13홈런, 60타점. 시즌 내내 꾸준하다는 것이 더욱 돋보이는 점이다. 부상에 발목이 잡혀 지난 9시즌 동안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던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3번 타자는 득점 찬스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테이블 세터가 부진하면 직접 찬스를 만들어 4, 5번 타자에게 넘겨야 한다. 강봉규는 이날 그 역할을 멋지게 소화했다. 1회초 2사 때 선제 좌월 솔로 홈런을 날렸고 2대3으로 뒤진 4회초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을 고른 뒤 최형우의 투런 홈런 때 홈을 밟았다. 8대6으로 앞선 9회초에는 좌월 투런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이 한화와 홈런 공방전을 벌인 이날 강봉규는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 10대7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이범호, 이영우, 이도형의 홈런포로 5점을 올렸지만 시작과 끝을 책임진 강봉규의 홈런 2방과 4회초 터진 4, 5번 타자 최형우, 박석민의 홈런포 앞에 무너졌다. 강봉규의 맹타 덕분에 삼성 선발 투수 윤성환은 시즌 12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로 나섰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8일 야구 전적
삼 성 101 303 002 - 10
한 화 021 102 001 - 7
▷삼성 투수=윤성환(12승) 권혁(6회) 정현욱(8회·5세이브) ▷한화 투수=유원상(10패) 허유강(4회) 구대성(6회) 윤규진(6회) 양훈(8회) 김혁민(9회) ▷홈런=강봉규(1회 1점·9회 2점) 최형우(4회 2점) 박석민(4회 1점·이상 삼성) 이범호(2회 2점) 이영우(3회 1점) 이도형(6회 2점·이상 한화)
LG 7-3 두산(잠실)
KIA 9-2 히어로즈(광주)
SK 9-4 롯데(사직)
■19일 선발 투수
삼성 크루세타 - 한화 류현진(대전)
KIA 이대진 - 히어로즈 황두성(광주)
두산 니코스키 - LG 봉중근(잠실)
롯데 송승준 - SK 글로버(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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