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제낙관론에도 '더블딥' 경고 새겨들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버냉키 의장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세계 경제가 회복국면에 들어섰다고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너무 비관적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지만 루비니 교수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새겨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루비니 교수의 경고는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우리 경제는 2분기 들어 각종 지표가 개선되면서 빠른 회복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13개월 만에 1600선을 회복해 경기회복 자신감을 반영했다. 그러나 하반기 성장을 이끌 동력이 아직 뚜렷하지 않아 앞날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2분기 중 우리 경제는 전분기보다 2.3% 성장했지만 지난해 동기보다는 2.5%가 감소했다. 우리 경제가 정상을 찾았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2분기 성장에서 정부 기여도는 1.9%였던 반면 민간은 -4.4%였다. 결국 2분기 실적 호전은 결국 정부의 재정 투입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반기 중 재정의 집중 지출로 하반기 재정 지출 여력은 상반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하반기에 재정 여력의 소진분만큼 민간투자가 살아나야 경기회복을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민간의 투자는 아직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기업 구조조정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를 신속히 개선하지 못하면 루비니 교수가 경고한 더블딥이 우리 경제에서 현실로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낙관론에 젖을 게 아니다. 더블딥이라는 만에 하나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긴장된 자세와 정책 대안의 준비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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