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진아(26·여)씨에게 출근길은 '고생길'이다. 자칫 버스를 놓치기라도 하면 10분 이상 기다려야 하고 막상 올라탄 버스도 미어터지는 승객들로 짐짝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김씨는 "매일 아침 출근길이 전쟁터나 다름없다"며 "기분이 상해 하루를 시작하느니 차라리 자가용을 사버릴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고 푸념했다.
김씨의 출근길 고생은 다음달부터 나아질 것 같다. 대구시가 출근 시간대 혼잡 노선에 투입되는 시내버스의 배차 간격을 좁혀 버스를 좀더 빠르고 편하게 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출·퇴근시간대 시내버스의 배차 간격이 멀어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많고, 극심한 혼잡으로 만원버스에 시달린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음에 따라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어떻게 조정하나
대구시와 대구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은 혼잡 정도가 심한 35개 노선을 대상(표 참조)으로 출근시간대 배차 간격을 줄이는 탄력배차제를 시행키로 하고 운행 계획을 수립 중이다. 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 2시간 동안 평소 배차간격이 10~14분이었던 노선을 6~10분으로 앞당기는 대신 상대적으로 승객이 적은 오후 1~4시에는 배차 간격을 다소 늘리겠다는 것.
배차 간격이 줄어드는 노선은 하루 버스 1대 당 운송수입금이 45만원 이상인 23개 노선과 출근시간대 버스 1대 당 승차인원이 200명 이상인 10개 노선, 시민 민원이 잦은 혼잡 2개 노선 등 35개 노선이다. 시는 최근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시내버스 노조에 오는 15일까지 배차시간표를 제출해줄 것을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혼잡 시간대에 버스 배차 간격이 줄어들면 버스 이용이 편리해져 이용자가 늘고 운송 수입도 늘어날 것"이라며 "대중교통 이용 인구가 늘어나면 시 재정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제점은 없나
그러나 넘어야할 벽도 적지 않다. 좁아진 배차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오전 7~9시라는 시간대의 시점을 종점으로 할 것인지 혹은 중간 출발지점으로 할 것인지 등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노조와 단체협약상 1회 운행할 때마다 버스기사들의 휴식시간이 27분으로 규정돼 있어 이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대구버스운송사업자조합 관계자는 "버스 이용 인구 증가와 수입 증대에 효과가 있다면 탄력배차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배차 시간 조정이 얼마나 가능한지, 몇 분을 줄일 수 있는 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자동차노조 대구버스지부 관계자는 "탄력배차제를 반대하진 않지만 근로환경이 악화되는데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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