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B-MJ 첫 회동…鄭대표에 '힘 실어주기'

당내 정치적 입지 배려…개혁 입법지원 포석도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신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첫 조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당에서 장광근 사무총장, 정양석 대표 비서실장, 조해진 대변인이, 청와대에서는 정정길 대통령실장, 박형준 정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정 대표에게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고 원만한 당청 관계 설정과 함께 현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에 대한 당의 적극적 지지를 당부했다. 또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새 국무위원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당의 협력을 요청했다. 정 대표도 이 대통령에게 당청 간 소통 강화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우선 당내 비주류인 정 대표 체제에 대한 이 대통령의 '힘 실어주기'로 풀이된다. 정 대표로선 집권 여당의 대주주인 이 대통령의 정치적 '추인'이야말로 상대적으로 약한 당내 정치적 입지를 키울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정 대표는 지난 200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에 입당해 당내 계파가 없는 상황이다.

회동의 의미는 성공적 국정 운영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집권 중반기에 들어서 강조해 온 중도 실용주의 등 각종 개혁 법안과 정책이 안착하고, 감세 및 4대강 사업 예산 처리 등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의 전폭적 입법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여의도 정치'에 대한 반감이 크게 줄어든 대신 당정청 간 협력 체제 구축을 통한 개혁 드라이브 포석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지난 2월16일 2시간가량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갖고 당내 현안을 비롯한 정치, 외교적 사안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 바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고흥길·조진형 의원 등 한나라당 상임위원장단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현대건설 출신의 이 대통령과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 대표 회동에 현대 계열의 울산대 총장을 지낸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배석해 공교롭게도 현대맨들의 회동이라는 뒷얘기도 흘러나왔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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