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발에 밀려 고인돌이 사라진다

포항 흥해·구룡포 등

포항 동해면 공당리 한 마을 입구에 자리한 고인돌.
포항 동해면 공당리 한 마을 입구에 자리한 고인돌.

보존 가치가 높은 암각화 등이 많은 포항지역 고인돌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포항 흥해읍 용천리 고인돌은 어른 키보다 높으며 물고기 문양의 암각화가 또렷하게 새겨져 있는 것이 특이하다. 마제석검 암각화가 발견된 인근 기계면 인비리 고인돌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형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고기 모양은 지금까지 이 지역 고인돌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형태.

하지만 이 고인돌은 이미 사라진 인근의 수많은 고인돌처럼 각종 개발로 인해 언제 사라질지 모를 위기에 처해 있다.

고인돌이 상대적으로 많은 포항 동해면 중산리와 공당리, 구룡포읍 성동리의 경우는 사정이 더 딱하다.

구룡포 성동1리는 예로부터 '돌곡'으로 불렸는데 '돌곡'의 '돌'은 고인돌을 의미할 만큼 고인돌이 많았다.

그러나 농사에 방해가 된다거나 길을 내는 데 장애물이 된다는 이유로 고인돌이 무분별하게 치워지면서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 지역에는 30, 40기의 고인돌이 즐비했으나 지금은 10여기 정도만 남아 있다.

특히 이 일대는 앞으로 수년 내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그나마 남아있는 고인돌의 운명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향토사학가 황인씨는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한 유적들이 아무런 대책 없이 사라져 가고 있다"면서 "관계당국이 적극 나서서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 산업화로 인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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