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만난다.
두 사람이 차기 대권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틀 전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이 한국전통무예총연합회 총재에 취임하는 행사에서 조우한 두 사람은 테니스를 주제로 근황을 교환한 바 있다. 초등학교 동창 사이인 두 사람은 그동안은 서로 의식하지 않았지만 정 대표가 당 대표에 취임한 후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함에 따라 경쟁을 벌이는 처지가 됐다.
당 주변에서는 정 대표가 '승계 대표'로서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의욕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이날 회동에서 박 전 대표로부터 전폭적인 지원 약속을 얻어내기보다는 미묘한 '탐색전'을 벌일 공산이 높다는 관측이다.
물론 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 등 정치개혁 문제와 당 쇄신 방안 및 재보선 대책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박 전 대표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17일 기자들이 박 전 대표에게 10월 재보선 협조를 요청할 것이냐고 묻자 "협조를 구해도 되겠느냐. 분위기를 봐서 협조를 구해도 될 것 같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로서는 코앞에 닥친 10·28 재보선 성적표를 받아야 할 처지다. 재보선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할 경우, '시한부'라는 꼬리표를 떼기는커녕 자신이 구상하는 대권 행보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박 전 대표는 "재보선은 당 지도부가 치르는 것"이라며 재보선 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물론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을 통해 달라진 여권의 분위기를 감지한 박 전 대표가 지금까지의 자세를 바꿀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차기주자 등 여권 지도부의 결속이 요구되는 상황을 외면하는 것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조만간 강재섭 전 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 등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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