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파산하여 며칠 전에 겨우 면책통보를 받았다. 면책이 되어도 국가에 내는 세금은 면책을 해주지 않아서 밀린 세금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3, 4년의 긴 시간 동안 사기를 당한 후유증으로 아이 아빠의 사업은 빚만 떠안고 그로 인해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이젠 월세방에 살면서 열심히 노력해 꼭 재기하자고 다짐하면서 세 식구가 살아가고 있다.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방세 내고 나면 근근이 살아가는 우리에게 희망처럼 근로장려금 신청을 하라는 안내장이 와서 신청했다.
저소득층에게 따뜻한 명절을 보내라고 근로장려금을 미리 당겨서 준다고 방송에서 홍보도 많이 하고 해서 올해 명절은 조금은 덜 서럽게 보내겠구나 하고 희망이 생기는 듯했다. 이달 방세 주고 쌀부터 사야지 하면서 기대에 차 아이 아빠가 그 귀한 근로장려금을 받아올 거라 기다렸다. 그런데 못 받았단다. 당신은 세금이 밀려 있으니 세금으로 제하고 나도 아직 더 내야 할 세금이 많다고. 그냥 돌아가라고 하더란다.
그렇다. 세금을 내지 못한 우리가 죽을 죄를 지었다.
이렇게 할 거라면 처음 신청할 때 알려줬어야 한다. 한푼이라도 아쉬운 빈곤층을 상대로 국세청은 근로장려금 지급을 대체 세금을 거두기 위한 묘안의 한 도구로 이용했던 것인가? 세금을 내야 하는 건 맞다. 꼭 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낼 형편이 안 되는 사람에게 근로장려금 줄 테니 받아라 하고 서류 접수하게 해서 '신청액 지급합니다'하고선 가로채기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들인가. 정말이지 이 나라에서 없이 산다는 건 고통스런 모멸감과 비참함을 안긴다.
인터넷 투고(soonhoaw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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