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댄스
작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1869~1954)
제작연도: 1910년
재료: 캔버스 위에 유채
크기: 260×391㎝
소재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쥬미술관
후기인상주의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유럽미술은 잠시 숨을 고르다가 1905년 후기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강렬한 색채를 표현수단으로 하는 야수주의(Fauvisme)라는 사조를 탄생시킨다. 이 작품은 야수파의 리더였던 마티스의 대표작으로 단순성, 장식성, 평면성과 함께 화면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리듬이 그 주요 특징을 이루고 있다. 형태에 관한 원시적 취향과 색채의 평면성 및 장식성, 그리고 형태와 색채의 왜곡에도 불구하고 인물의 본질적인 리얼리티가 강조되어 있는 것은 고갱의 영향으로 볼 수 있으나 고갱의 그림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상징성이 배제되어 있다는 차이점도 있다. 즉 마티스는 그림을 통한 의미전달보다는 순수한 조형성을 통해 오로지 시각적 쾌감만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마티스의 주관심사는 색채이며, 색채에 대한 정열은 우선 색채를 자연을 재현하는 역할로부터 해방하는 일에 집중된다. 주관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색채가 자유로이 선택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 해방된 색채를 통일하는 원리는 당연히 자연의 질서 위에서가 아니라 색채의 자율성 위에 기초하여야 한다. 여기서부터 색채의 조화가 요구된다. 만약 표현이 그림이 도달해야 할 목표라면 마티스는 고흐나 다리파(Die Brucke) 화가들처럼 격정적인 내용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서의 배치와 대상의 간략하고도 핵심적인 선을 통해 이에 이른다. 그가 세잔에게서 발견한 것은 그림에서 색채는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것, 달리 말하면 그림에서의 구조는 구성 색채들 간의 관계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티스는 "나에게 있어 표현이란 그림의 배치 전체에 걸쳐있다"고 주장하면서 작품을 색의 배치를 기반으로 하는 '전체의 조화'로 파악한다. 이제 색채는 단지 자연의 재현에서만 해방되는 것이 아니라 형태, 볼륨, 그리고 공간마저도 결정하게 된다. 분해된 면을 종합, 재구성하여 회화적 구성을 개척한 것은 세잔이었지만 마티스는 그것을 극도로 단순화하여 세잔을 뛰어넘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그의 작품은 관람자들에게 르네상스 이래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분석적 시각을 거부하고 대신 배치의 조화를 보기 위한 통합적인 시각을 요구한다. 즉 마티스의 그림을 볼 때는 시선을 그림의 중심에 고정시키고 그 초점을 응시하면서 전체적으로 보아야 작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티스의 그림은 흔히 어린아이의 그것에 비유된다. 즉 둘 다 논리 이전의 시각과 순진무구한 시각적 쾌감이 존재하는데, 이는 '아름다움이란 보이는 것에 의해 즐거움을 얻는 것'(id quod visum placet)이라는 중세의 미에 대한 정의에 부합될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남구(南歐)의 라틴 문화의 특성과 소위 벨 에포크(Belle epoque)라는 당시 시대상황을 잘 대변하고 있다.
권기준 대구사이버대 미술치료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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