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검찰은 29일 비자금 연관 의혹이 새어나오고 있는 효성그룹 방계기업 대표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지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제기한 효성그룹 해외 부동산 매입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고, 청와대까지 나서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이날 국방부에 야간 표적지시기를 납품하면서 허위세금계산서로 원가를 부풀려 22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로우테크놀로지 대표 L(49)씨를 구속수감했다. 로우테크놀로지는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막내 동서인 주관엽씨가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회사. 주씨는 2007년 5월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직후 미국으로 떠나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효성그룹이 로우테크놀로지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으며 이에 대한 검찰 추가 조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조 회장의 장남과 3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하와이 등에 부동산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 효성그룹 의혹은 이달 초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가 '조 회장의 아들들이 미국에 수십 억원대 부동산을 사들였다'고 주장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법무부와 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효성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고, 김준규 검찰총장은 지난 23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해외 부동산 문제에 대해 확인 작업에 들어갔으며 확실히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효성그룹 해외 부동산 매입 의혹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에서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28일 청와대 관계자는 "이 문제(효성그룹 비자금 의혹)는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시작했는데,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인 조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을 맺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형.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효성 의혹 핵심은 MB의 사돈 감싸기"라며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바 있다.
한편 효성그룹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법적 하자가 없다"고 공식 해명하고 있다. 김천·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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