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반야월 인근에서 소위 '대박'난 집이라 알려진 고기집이 있다. 주말이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가족들을 데리고 30분씩이나 기다리는 손님들도 있다.
지하철 1호선 각산역 앞 '전원숯불갈비'를 찾았다.
엄태인(40) 사장은 13년 전 막창에서 고기집으로 업종을 바꾸었다. 좋은 부위의 '이쁜 고기'만 보면 기분이 좋았기 때문이다. 영천에서 같은 상호의 식당 문을 연 지 2년쯤 지나자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영천점은 동생 엄태열(38)씨에게 물려주고 4년 전 대구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 역시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양념돼지갈비는 서민들의 만만한 외식 메뉴다. 달콤한 양념덕에 아이들과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 몇 만원만 있어도 가족 전체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메뉴. 그래도 비슷비슷한 고기집 가운데 입소문을 탈 정도면 나름의 비법이 있을 것 같다.
엄 사장에게 비결을 물었다. 그는 '간장과 된장, 고기의 질'로 비결을 압축했다.
그는 선진크린포크, 하이포크 등 브랜드 고기를 들여와 매장에서 직접 손질한다. 양돈농가와 직접 거래도 해봤지만 최상급 고기만을 확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칼집을 내는 것은 사장의 몫. 시중에 돼지갈비를 칼집까지 내서 공급해주는 업체가 있지만 엄 사장은 손쉬운 방법을 택하진 않는다. "그런 식으로 납품받으면 육질 관리가 전혀 안 되거든요. 어떤 고기를 쓰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말이죠."
그는 매일 고기를 받아 직접 손질한다. 그가 선택한 부위는 쪽갈비가 아닌 통갈비. 주로 4번갈비부터 쓴다. 고기에 칼집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 고기를 헤집듯이 칼집을 내는 것이 포인트. 칼집 낸 고기는 냉장실에서 하루 숙성 후 양념을 한다. 숙성 온도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엄 사장이 택한 온도는 2℃. 돼지갈비 양념은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그가 직접 개발했다. 각종 한약재와 매실, 생강 등을 혼합한 것을 1년 정도 숙성시킨다. 그렇게 탄생한 소스는 탁한 맛이 사라지고 은은한 감칠맛이 맴돈다. 매실 덕분에 새콤달콤한 맛도 난다. 양념을 해서 이틀 반 다시 숙성시킨다.
그의 부모님은 고향 영천에서 아직도 농사를 짓고 계신다. 된장, 간장, 고춧가루 등은 농사지은 것들로 만들어 직접 가져다쓴다. "어머님이 음식솜씨가 참 좋으셔요. 그래서 그 덕을 지금까지 보고 있죠."
성인 남자 둘은 들어갈 수 있을 법한 대형 장독 20여개에 직접 담근 된장, 고추장이 익고 있다. 그것은 식당 양념의 기본이 된다. 아무래도 인공적인 맛보다는 숙성된 감칠맛의 비결이다. 국산 참숯을 사용한다.
8년간 호텔 식당에서 서빙을 했던 경험도 한몫을 한다. 직원들의 친절 교육은 직접 관리한다.
여러 가지 메뉴를 고심하고 있다. 해물소면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칼칼한 맛이 도드라져 고기를 먹고 난 후의 텁텁함을 해소해준다. 053)961-3888. 돼지갈비(1인분'200g) 5천원, 생삽겹살 6천500원, 소고기 갈비살(1인분'120g) 1만6천원, 토시살 1만8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험지 경북' 찾은 이재명 "제가 뭘 그리 잘못을…온갖 모함 당해"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홍준표 "탈당,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에…잠시 미국 다녀오겠다"
국민의힘, 단일화 추진 기구 구성…"한덕수 측과 협상"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전문]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