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끝난 강둑에 무리지어
다 끝나가는 한 생을 마저 살려고
마구 흔들어대는 저 으악새는
어떻게 내 마음을 통째로 뒤흔들지 않고
내 곁을 지나친단 말인가
성주 가천 닷새장 파장에 부는 소슬바람도
대가천 식당 할매가 말아내논 돼지국밥도
정류장 둘레에 퍼질러 앉아
금방 밭에서 뽑아온 무 배추 몇 단 놓고
국수 말아먹는 아낙의 등굽은 가계(家計)도
어찌 나와는 아무 상관없다 지나치리
그 모습에서 감동을 찾아 가기도 하고
그 웃음에서 가버린 세월을 되감아오기도 하고
하다못해 연민의 눈길이라도 욕심껏 퍼붓고 갈 일이니
세상에 저 홀로 흔들리는 것 무엇 있으리
연기(緣起)란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상처란 복잡한 말도 이렇게 쉽게 읽히는 시 앞에서는 호사취미이거나 사치이다. 삼라만상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도 할 필요 없을 것이다. 다만 어떤 끈으로 묶여져 있을까라는 성찰은 필요하겠다. 한적한 '추수 끝난 강둑'의 고요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를 간섭하는 것들과 나와 관계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더 눈을 크게 뜨고 싶다면 '성주 가천 닷새장'에서 몸 섞어볼 일이다. 나와 접촉한 그 모든 것들은 모두 나의 것이고 나 역시 그 모든 것들의 일부이다.시인


































댓글 많은 뉴스
민주당 '선관위 독립' 타령, 대수술 골든타임 놓쳤다
홍준표, 검찰개혁 직격…"경찰 만능시대·범죄자 천국 우려"
가변축 화물차, 내년부터 1년마다 분해점검 받는다
전국 최초 10선 이재갑 의원 민주당 입당
"투표용지 부족할 때 어딨었나?"…6·3 당일, 중앙선관위 비상임위원 전원 출입 기록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