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를 총괄하는 한국농구연맹(KBL)이 또다시 프로농구 위상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추태를 벌였다. 이면 계약 파동으로 프로농구판을 뒤집어 놓으면서 2라운드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던 김승현(대구 오리온스)에 대한 징계를 1라운드(9경기)로 감면한 것. 김승현의 징계 완화를 시도했던 오리온스 역시 비난의 손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초 김승현과 오리온스는 7월 연봉 협상 과정에서 이전에 이면계약을 맺었던 사실이 드러나 7월 29일 KBL 재정위원회로부터 각각 2라운드 출전 정지와 벌금 1천만원, 벌금 3천만원의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KBL은 2일 서울 KBL 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어 김승현에 대한 출장 정지 처분을 절반으로 줄였다. 채 100일이 지나지 않아 징계가 절반으로 확 줄어든 것이다.
KBL에 따르면 김승현이 자숙하는 모습을 보인 점과 김승현의 출장 정지로 시즌 초반 고전 중인 오리온스에 기회 균등에 의한 전력 평준화라는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이 이날 결정의 이유다. 제재 조치가 처음 발표됐을 때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그나마도 KBL은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 이미 여러 차례 당초 내린 징계 수위를 낮춰준 적이 있던 KBL이 비슷한 일을 반복했다.
김승현은 이면계약 파문에 대해 공개 사과도 없었고 이는 오리온스 역시 마찬가지. 심용섭 단장은 오히려 잘못한 것이 없다는 투로 일관했다. 게다가 오리온스는 이미 KBL에 출장 정지 징계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이에 더해 각 구단 단장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일부 구단의 불만에도 불구, 기다렸다는 듯이 징계 수위 완화에 손을 들어줬다.
이번 일을 보면 아무도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오리온스가 시즌 초반 고전 중으로 8위(2승6패)에 머무르고 있지만 팀 전력과 관계없이 상벌 조치의 권위를 위해 징계는 지켜져야 한다. KBL과 오리온스는 팬들의 비난과 조롱을 자초함으로써 프로농구의 위상을 우습게 만들고 말았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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