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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동에서] 대구의 알람은 몇 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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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깨는 것이 힘들어졌다. 동이 늦게 트는 탓이다. 실눈을 떠 주위를 살펴보면 밤인지, 아침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돈을 주고 피트니스클럽을 끊어놨는데 겨울이 저만치 앞에 다가오면서 새벽 운동도 거르기가 일쑤다.

"오늘 날린 돈이 얼마야?" 피트니스클럽을 나가지 않으면 가만히 누워 돈을 날린다. 잘 아는데도 몸이 좀처럼 따라오지 않는다.

무거운 눈꺼풀 때문에 '사고'도 한번 친 적이 있다. 서울 출장을 가기 위해 아침 기차표를 끊어놨는데 전날 길어진 '저녁 식사 자리' 때문에 깨지 못한 것이다. 기차표는 허공에 날아갔고 '생돈'을 주고 기차표를 다시 끊어야 했다.

일어나는 것은 자신 있었는데…. 군대 이등병 시절, 항상 기상 15분 전에 일어났던 기억도 떠오른다. "쟤는 '빠지진(게으르다는 군대 은어)' 않았네" 게으른 고참병들은 육군 이등병의 기상 태도에 흡족해했었다.

요즘 눈이 자동으로 떠지지 않으니 의지하는 것은 휴대전화 알람 기능이다. 전화를 걸고 받고, 문자를 보내고 받고, 저장된 전화번호를 찾아보고,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이 알람이 됐다.

휴대전화 알람 소리는 요란하다. 안 깨고는 못 배긴다. '일어나십시오'라는 정중한 존댓말로 넌지시 시비를 걸더니 이내 요란한 음악이 쏟아져 내리며 아침잠을 처참하게 뭉개 버린다.

예전의 자명종은 대충 잠결에 꼭대기 부분을 눌러 버리면 잠잠해졌는데 알람 소리를 그치게 하는 휴대전화 종료 버튼은 눈을 떠야 누를 수 있다. 잠 깨우는 데는 휴대전화 알람만큼 특효약이 없다.

기자의 휴대전화 알람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새벽 운동 나가는 시간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기자는 지난달 말 대구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을 목격한 이후 '기자를 깨우는 알람'이 아닌 '대구를 깨우는 알람'은 몇 시에 맞춰져 있나 생각해 봤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 각지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이 잠 타령을 늘어놨다. 대구의 여러 경제 지표를 보더니 대구가 오랜 잠에 빠져 있다는 한목소리를 쏟아낸 것이다.

궁금했다. 돈 벌 기회를 가장 잘 포착한다는 장사꾼들은 대구가 잠을 깰 알람 시계를 언제쯤에 맞춰놓고 있을까?

대구에서 돈 장사를 가장 크게 하는 대구은행에 물어봤더니 2011년 8월이었다. 대구은행은 차세대 전산 시스템 개통을 2011년 8월에 맞춰놓고 있다. 엄청난 자본 투입이 이뤄지는 차세대 전산 시스템 개통은 대구은행의 상품 개발 능력과 고객 편의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다. 대구은행은 차세대 전산 개통 시기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해본 결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2011년 8월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장사꾼들은 어떨까? 대구 도심 상권에 큰 변화를 몰고올 현대백화점 대구점 역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2011년 8월에 맞춰 문을 연다. 외지인들도 대구가 변화할 시점으로, 아니 대구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시점을 2011년 여름에 두고 있는 것이다.

2011년 8월, 대구를 깨울 알람 소리는 과연 울려퍼질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우렁찬 소리가 대구를 깨울 수 있을까? 기회를 돈으로 직결시킬 줄 아는 장사꾼들의 말에 기대를 걸어본다.

최경철 정경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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